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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서 구속 기로…우병우, 영장심사 출석 "법정서 밝힐 것"

권력의 중심에서 추락해 구속 위기에 처한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21일 오전 법원에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10시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앞서 그는 9시 29분께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들러 10분가량 지나 특검팀 차량을 타고 법원으로 이동했다.

특검 사무실 앞에서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법정에서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최순실을 여전히 모르느냐'고 묻자 기존 입장대로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이 없었다.

법원에 도착해서도 그는 '국정농단을 묵인했나', '민간인을 사찰한 적 있느냐' 등 질문에 구체적 답변은 없이 "법정에서 제 입장을 충분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구속 전 마지막 인터뷰일 수도 있는데 한 말씀 해달라'며 '공격적'인 질문을 한 기자를 한동안 매섭게 응시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불출석) 혐의로 이달 19일 우 전 수석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에게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국정 개입을 묵인·방조하고 이에 대한 이석수(54)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우 전 수석은 정부 정책 기조에 비협조적인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5명을 좌천시키도록 문체부 측을 압박하고, CJ E&M에 대한 청와대의 조사 지시를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 간부를 강제퇴직시키는 데 관여한 의혹도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법무부의 출입국 관련 조치에 대해 '결정에 앞서 미리 협의해달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청와대에 참조로 함께 보냈다는 이유로 외교부 담당자의 '좌천성 인사'에 개입한 것도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18일 특검에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나와 '최순실씨를 모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른다"고 말하는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해왔다.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며,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