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가구의 PC 보급률이 2001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인터넷이용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표본조사를 통해 집계된 2016년 우리나라의 가구 컴퓨터 보유율은 75.3%로, 2001년 이래 최저였다. 여기서 '컴퓨터'는 데스크톱·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패드(태블릿)를 가리키며, 스마트폰은 포함하지 않는다.
가구 컴퓨터 보유율은 2000년 71.0%에서 2001년 76.9%, 2002년 78.6%로 늘어난 뒤 대체로 증가세가 지속됐다. 그러다 2012년 82.3%로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후 스마트폰이 보급돼 이용자들이 집에서 PC 대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2013년 80.6%, 2014년 78.2%, 2015년 77.1%로 컴퓨터 보유율이 급속히 줄었다. 2016년 컴퓨터 보유율도 전년 대비 1.8% 포인트 더 떨어졌다.
데스크톱 컴퓨터뿐만 아니라 노트북 컴퓨터도 보유율이 줄고 있다. 데스크톱은 2013년 76.6%, 2014년 70.2%, 2015년 67.3%에 이어 2016년 64.5%로, 노트북은 2013년 28.0%, 2014년 30.5%, 2015년 29.9%에 이어 2016년 26.9%로 감소했다. 가구 스마트패드 보유율은 2013년 7.8%, 2014년 8.7%로 늘었다가 2015년 8.0%, 2016년 7.7%로 하락했다.
2013년 이후 우리나라 가구가 가장 흔히 지닌 정보통신기기는 스마트폰으로, 보유율은 2013년 79.7%, 2014년 84.1%, 2015년 86.4%였다.
2016년 가구 스마트폰 보유율은 88.5%에 이르렀으며, 디지털TV(82.2%)가 그 다음이었다. 데스크톱 컴퓨터(64.5%), 노트북 컴퓨터(26.9%), 게임기(4.3%), 웨어러블 기기(4.0%) 등은 비중에서 밀렸다.
이보다 10년 전인 2006년에는 데스크톱 컴퓨터의 보유율이 78.5%로 가구 정보통신기기 중 가장 흔했으며, 지금은 스마트폰에 밀려 거의 사라진 MP3 플레이어(30.5%)가 두번째였다. 디지털TV 보유율은 16.8%에 불과했으며, 노트북 컴퓨터(11.6%)도 지금보다는 드물었다. 게임기(6.9%), 개인휴대단말(PDA)(1.5%) 등도 있었다.
인터넷 이용률(조사시점 기준 1개월 이내에 1회 이상 이용 기준)은 만 3세 이상 인구 기준으로 88.3%에 이르렀다. 이는 2006년(74.1%), 2011년(78.0%)보다 훨씬 높다.
연령별로 보면 고령층(65세 이상)과 비(非)고령층(65세 미만)의 '스마트화 격차'가 엄청나게 컸다.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유 비율은 31.7%로, 비고령층(93.9%)의 3분의 1에 불과했으며, 고령층과 비고령층의 스마트패드 보유 비율(0.2% 대 4.6%), 웨어러블 기기 보유 비율(0.2% 대 2.2%)은 비율 격차가 더욱 현격했다.
또 고령층과 비고령층의 인터넷 서비스 유형별 이용 비율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17.3% 대 68.3%, 모바일 게임 9.6% 대 52.4%, 인터넷 쇼핑 6.4% 대 60.9%, 인터넷 뱅킹 7.1% 대 61.0% 등으로 격차가 매우 컸다.
그나마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 비율(61.4% 대 94.6%)에서 고령층과 비고령층의 격차가 작은 편이었다. 이는 '카카오톡'의 보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령층의 인터넷 이용 비율은 2011년에 13.4%에서 2016년 38.4%로 늘었고, 고령층 인터넷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에 74만2천명에서 263만6천명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