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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직원이 팔 잡아끌어"…외국인관광객에 호객행위 여전

지난해 1천7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으로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질적 성장은 뒤처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국 관광의 고질적 문제로 꼽혀온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이 문제라는 분석이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방한 목적 1순위로 쇼핑을 꼽는다. 실제로 서울 명동과 동대문, 주요 시내 면세점에는 쇼핑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넘쳐 난다.

한국은 '쇼핑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지만 한국에서 쇼핑한 외국인들이 모두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에 접수된 관광 불편신고(2015년 기준) 사례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쇼핑(26.5%)'이었다.

세부적으로는 가격 시비가 22.3%로 가장 흔했고, 탁송지연과 내역오류(16.3%), 부가세 환급(15.5%), 제품 불량(14.0%) 등이 뒤를 이었다.

쇼핑 관련 불편과 불만을 신고한 264명 중 62.1%는 중화권 여행객이었고 일본(29.9%)과 아시아·오세아니아(4.5%)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도 문제를 제기했다.

가격 시비 실제 사례들은 제품 가격의 몇 배 이상의 금액이 결제되거나, 카드 결제 과정의 착오로 이중 결제된 경우, '1+1' 행사 제품을 구매했으나 2개 제품을 산 것으로 결제된 경우, 할인상품을 샀으나 할인율이 공지된 바와 다르거나 정상가격으로 결제된 경우, 증정 사은품으로 받은 물품이 결제된 경우 등이었다.

매장 직원들의 불친절한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쇼핑점의 직원이 외국인 관광객을 맞아 거만하고 퉁명스러운 말투로 응대한 경우, 여행객이 진열상품 아닌 새 제품을 요구하자 물건을 던지는 등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내는 경우, 쇼핑 도중 구경만 하고 나가려는데 판매직원이 화를 내거나 욕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경우, 매장에서 제품 구경 도중 실수로 떨어뜨린 물건을 사도록 강요하는 경우 등이 신고됐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연로한 아버지가 한국여행 중 명동 노점에서 버터과자 1봉지를 8천 원에 샀다"며 바가지요금 단속 강화를 요청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명동 노점에서 궁중 과자 6상자를 6만 원에 구매하고 귀국 후 선물을 나눠 주려 상자를 열어보니 상당한 시일이 지난 제품이었는지 굳은 덩어리 상태였다고 신고했다.

한 관광객은 "시장에서 김을 살 때 먼지가 많고 포장이 지저분하니 깨끗한 새로운 상품으로 달라고 했으나 먼지를 손으로 털어 봉투에 넣어주려고 했다"며 "오래된 것이어서 사지 않겠다고 하니 마지못해 안쪽에서 새로운 상품을 꺼내왔으나 던지듯 줘서 불쾌했다"고 신고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민속 마을에서 말뼈와 동충하초를 사고 오미자차를 덤으로 받았으나 귀국해 오미자차를 열어보니 유통기한이 4년 반이나 지난 것이었다"며 "말뼈와 동충하초도 오래된 것이 아닌지 의문스러워졌다"고 신고했다.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호객행위 사례도 적발됐다.

한 싱가포르 관광객은 "화장품 매장을 지날 때 직원이 팔을 잡아끄는 강압적인 호객행위에 불편을 겪었다"고 신고했고, 해당 매장 직원은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주요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에도 다양한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

지난해 한 면세점에는 '파운데이션 제품을 구매해 열어보니 뚜껑 부분에서 누수가 있어 전부 흘러나왔다'는 제품 관련 불만부터 '표정과 말투가 퉁명스럽고 고객의 뒤에서 한국말을 모른다고 험담하는 것처럼 보여서 불쾌했다'는 서비스 관련 불만 등이 접수됐다.

중국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결제와 환불에 대한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이 위안화로 현금결제하고 환불을 요청했을 경우, 한국에서 중국은행으로의 입금 처리 문제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한국이나 일본 등은 고객이 현금 구매 이후 환불 요청을 하면 은행 송금 처리가 가능한데 중국은행은 시스템상 자동 처리가 안 되고 입금을 해주더라도 수수료가 매우 높은 편이라 불편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