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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이승만 정적제거 발언에 포화맞는 文캠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측 인사의 비유가 논란을 빚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인사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다.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도 정적을 얼마나 많이 제거했나. 합법적인 방식으로 제거한 것도 있었다"며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것도) 혐의는 그런 식이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 납치사건, 동백림 사건, 김형욱 납치사건 등도 권력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저지른 무자비한 일로 평가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21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정 전 장관을 자문단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집중포화를 퍼푸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세계 유례없는 3대 독재를 위해 고모부와 이복형 등 친족까지도 잔인하게 제거해 버리는 김정은 정권을 대한민국과 비교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정 전 장관의 언론 인터뷰는 충격 그 자체"라며 "문 전 대표가 대선에서 당선되면 북한 비위 맞추기나 하려는 게 아닌지 국민들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정 전 장관은 북한의 암살을 정당화하고 김정은 정권을 민주화 이전의 대한민국 역사와 동일시하는 인식으로 국민을 불편케 하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의 반인륜적인 국제범죄를 구시대적 발상 정도로 두둔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도 정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며 당과 입장을 같이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대한민국의 역사와 반인륜적 만행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정권을 동일시하고 있는 정세현 전 장관의 주장은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분단의 현실에서 한반도의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의 장관을 역임한 사람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왜곡된 인식에 과연 문재인 전 대표도 동의하는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측은 "김정일 피살사태는 패륜범죄"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으나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정남 피살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테러이자 패륜적 범죄행위라는 게 저와 민주당의 단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전 장관의 말씀 취지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와 다른 뜻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