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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피해업종에 800억 지원…정부, 내수활성화방안 발표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조기퇴근을 유도하는 우연근무제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를 조기 예약하면 운임을 최대 50%까지 깎아주고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수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매달 하루를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정하고 이날만큼은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소비 촉진안을 내놨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매일 30분씩 더 일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지정한 금요일에는 2시간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쇼핑·외식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 이 대책을 마련했다.

한국은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늦게까지 일을 하는 관행이 있어 소비를 구조적으로 제약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음식점·화훼업·농축수산업 분야 소상공인에게 저리 융자를 지원하기 위해 800억원 규모의 전용자금이 조성된다.

다만 이날 대책에는 식사·선물·경조사비의 한도를 명시한 청탁금지법 시행령에 대한 수정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청탁금지법 대책은 법의 근본적인 취지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범답안을 마련하려고 했다"라며 "경제·사회적인 면을 모두 고려한 대책을 내부 논의 중이며 적절한 시기에 구체적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는 연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한다.

KTX·SRT 등 고속철도를 25일 전에 조기 예약하면 최대 50%까지 운임을 할인하는 등 교통비 지원도 늘린다.

이동통신사가 마케팅을 위해 추첨이나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경품 가액의 총합 한도는 3천만원 이상으로 완화된다.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후생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신용 회복을 위한 워크아웃 중에 실직하거나 폐업하면 최대 2년간 대출 상환을 유예하는 등 한계 차주 지원책도 마련됐다.

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당 10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융자 지원책도 이번 내수활성화 방안에 포함됐다.

정부는 각종 지원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기금,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 등 기금지출액을 2조2천억원 증액하고 지방교부세·교부금 조기 정산도 8천억원 더 확대하는 등 총 3조원 규모의 재정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이찬우 차관보는 "지출 여력이 있는 중산층·고소득층은 바로 소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소비 심리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고 저소득층은 가계소득을 확충하고 생계비 부담을 줄여 지출 여력을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