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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구 실질소득, 7년 만에 첫 감소…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

경기 침체와 함께 찾아온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난해 가구소득·소비·분배 지표가 모두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여진다.

제조업 불황, 높은 실업률 등으로 가구소득 증가 폭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지출 역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고용 한파가 비정규직·임시직 등에 집중되면서 소득 기반이 약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폭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고 빈부 격차도 악화됐다.

24일 통계청의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전국 2인가구 이상)은 439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증가 폭은 전년(1.6%)보다 1.0%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소득별로 보면 사업소득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소득 지표가 악화됐다.

특히 가구소득 중 비중이 가장 큰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은 294만8천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어났다. 1.6%의 증가율을 보인 전년보다 증가 폭이 0.6%포인트 떨어진 결과다.

이전소득은 44만6천원으로 기초연금 도입 효과 감소 등 영향으로 증가폭이 9.4%에서 2.1%로 둔화됐다.

저금리 등 영향으로 월평균 재산소득은 16만1천원을 기록, 전년보다 18.4% 줄어 들어 역대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사업소득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감소했던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플러스로 전환하며 1.5% 늘어났다.

경조소득, 퇴직수당 등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비경상소득은 12만9천원으로 전년보다 14.5% 줄었다.

고용 한파가 주로 소득 기반이 취약한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년 개선되던 분배 지표는 지난해 다시 악화되고 말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4만7천원으로 전년보다 5.6%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834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이런 영향으로 빈부 격차가 더 벌어져 소득 5분위 배율은 전년(4.22배)보다 더 악화된 4.48배를 기록했다.

2008년 4.98배를 기록한 이후 매년 줄어들던 소득 5분위 배율이 8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정부는 소비 여력을 늘리기 위해 근로·사업소득 확충에 주력하면서 민생 안정을 위해 취약계층 지원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자리 예산 조기 집행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청년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 지원도 확대할 것"이라며 "저소득층 생계지원과 핵심생계비 부담 경감 노력도 계속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