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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뽑기방 1천곳 넘었다… 게임기 개조·불법 경품·청소년 심야출입 등 단속

최근 확산하는 인형뽑기방의 불법 영업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인형뽑기방 수는 올해 1월 말 현재 1천곳(1천164곳)을 돌파, 1년 전에 비해 55배나 늘었고 불과 2개월 전에 비해 두배 이상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찰, 지방자치단체,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유관 기관들과 협력해 규정에 따른 정상 영업을 하지 않는 인형뽑기 게임장들을 정기적으로 단속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업소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게임기를 임의로 개·변조해 인형을 집어 올리는 것을 어렵게 만들거나, 규정을 위반한 고가의 물품이나 청소년 유해 물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행위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다.

인형뽑기는 집게, 봉, 밀어내기 판 등을 버튼이나 레버로 조작해 경품을 얻는 '크레인 게임물'로 분류된다.

인형뽑기도 다른 게임물과 마찬가지로 등급분류 후 어떤 이유로도 난이도를 비롯한 게임내용을 변경해선 안된다. 이를 위반하면 게임산업진흥법에 의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경품은 소비자판매가격 기준 5천원 이내여야 하며, 게임기기를 통하지 않고 업소가 직접 제공해서는 안 된다. 불법 경품을 제공하면 최고 징역 5년 또는 벌금 5천만원의 형을 받을 수 있다.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장 출입을 통제하지 않는 업소도 단속한다.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에는 청소년 출입이 가능한 게임업소의 법정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지만, 청소년이 보호자 없이 게임장을 출입할 수 있는 시간은 밤 10시까지다.

하지만 대부분 CCTV가 있는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인형뽑기방들 가운데 상당수는 밤 10시 이후에도 청소년들의 출입을 통제하지 않고 있다. 청소년 출입시간 위반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이밖에 인형뽑기 게임기기를 실외에 설치하는 것도 불법이어서 단속 대상이다. 경품으로 정품이 아닌 불법복제 캐릭터를 제공하는 것도 단속한다.

이 같은 단속 방침은 인형뽑기 게임이 최근 청소년과 어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업소수가 크게 늘어났고, 동시에 경품을 뽑기 위해 청소년들이 심야에 기계 안으로 침입하는 등 각종 편법·일탈 행위들이 속출하는 데 대한 대응이다.

난이도 조작으로 경품 획득을 어렵게 만들거나 고가의 경품을 내걸어 이용자를 유혹하는 게임업소들이 늘면서 단순한 놀이에 그쳐야 할 인형뽑기가 사행성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인적이 드문 심야 불법 영업이 각종 관련 범죄나 일탈행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 관계자는 "불황 속에 인형뽑기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생계형 업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하지만 규정을 위반하는 업소는 강력하게 단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에 등록된 인형뽑기방은 작년 2월까지만 해도 21곳이던 것이 올 1월 현재 1천164곳으로 급증했다. 작년 11월 500곳이던 것이 불과 두 달 사이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통계에는 인형뽑기 게임기기를 5대까지 등록 없이 비치할 수 있는 대형 음식점이나 극장, 기타 놀이 시설들은 제외돼 있어 실제 인형뽑기 영업을 하는 업소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