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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은 고용시장…새로운 일자리 찾기 힘들다

노동시장의 이동성을 나타내는 입직·이직률은 관련 통계가 사상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가 길어지고 기업 구조조정까지 진행되면서 기업은 사람을 뽑지 않고 있고, 직장을 그만둬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중 신규·경력 채용자, 복직·전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입직률은 지난해 4.5%였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은 수치다.

이와 동시에 정리해고 당하거나 사직, 퇴직한 사람이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이직률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4.3%로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입직률과 이직률이 동시에 하락하는 것은 노동시장이 경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직률이 낮은 것은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29만9천만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실업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구직을 아예 단념하고 노동시장을 이탈한 사람도 44만8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률이 줄어든 것은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금방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회사가 망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1만4천명으로 2만2천명 증가했다.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2012년(35만6천명)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노동시장의 움직임 저하는 경기 침체 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정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