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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전 의장 등 SK 전·현직 임원, 밤샘조사 뒤 귀가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 검찰에 소환된 SK그룹 전·현직 최고위 임원들이 18~19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지난 16일 오전 10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전 의장, 김영태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는 17일 오전 4~5시까지 최장 19시간에 걸친 조사 끝에 귀가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 이 회사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의장은 최 회장 사면과 관련해 개입한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SK그룹 2인자로 알려져 있다. 전날 조사실로 올라간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4시 조사를 마쳤다.

김 전 의장은 2015년 7월 교도소 복역 중이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대신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하면서 최 회장의 사면 관련 청탁을 넣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최 회장이 사면된 뒤인 2015년 8월 13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최태원 회장과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말씀 드립니다. 최태원 회장 사면해 복권시켜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는 지난 1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 등에 대한 3회 공판에서 공개된 내용이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최 회장의 사면을 검토했고 SK 측에 미리 사면 사실을 알려줬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2015년 8월 10일, 복역 중이던 최 회장에게 가 사면 결정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던 이다. 이날은 사면 발표 사흘 전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했다.

'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귀국'은 사면을, '숙제'는 사면에 따라 SK가 치러야 할 대가로 알려지고 있다. 이 내용은 녹음 파일이 확보 돼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최 회장은 사면된 이후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냈다. SK하이닉스가 68억원을 미르재단에, SK종합화학과 SK텔레콤이 K스포츠재단에 21억5000만원씩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자신의 사면 취지에 대해 일자리 창출로 이해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지난 달 27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16차 공판에서 최 회장의 검찰 진술조서를 공개했는데 조서에는 최 회장의 당시 진술이 이같이 나타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전 의장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고, 이형희 대표이사는 오전 5시 10분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들 모두 최 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관여한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