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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우조선구조조정 딜레마의 해결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위기문제가 다시 발생하였다. 2015년 최경환 경제부총리시절 서별관회의에서 4조 2,000억원의 국고투입을 결정하여 위기를 넘긴 후 2년도 되지 않아 또다시 4,5조원의 국고투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임종룡 금감위원장은 이 문제를 지금 국고투입으로 해결하지 않고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이런 방식에 의한 해결은 그렇게 단순하게 해결할 것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2001년에 이미 공적자금 2조 9,0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의 자금투입이 있을 때마다 다음부터는 대우조선이 회복하여 정상화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러나 국제경쟁력 약화로 야기된 이런 경영부실문제가 그렇게 쉽게 해결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국내외의 전문가들 예측이다. 이미 중국이 조선대국으로 부상하고 있고, 임금과 노사관계에 있어서 선진국 일본 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옛날의 조선왕국과 대우조선의 세계 최대기업의 영예는 이미 흘러간 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다시 구제금융방식으로 대우조선의 운영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당장 지원중단에 의한 수주중단 및 건조중인 선박의 인도 불이행에 따른 상당한 금액의 경제적 손실과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수 만 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잏게 되는 경우 발생하게 될 사회적 불안을 회피하고자 하는 목적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가능성은 대우조선해양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는 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반복되고, 공적 자금의 투입은 더욱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작은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차후 더욱 큰 위험에 직면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구제금융을 통하여 당분간 위기를 모면하는 정책의 저변에는 조선산업과 관련 금융정책 담당자들이 자기 재임기간 동안 우선 위기를 넘기고 보자는 생각이 깔려 있고, 고용정책을 처리해야 하는 정부가 실업자를 양산했다는 비난을 회피하려는 속셈도 깔려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잘못하면 이것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공적 자금은 낭비하여 재정의 부실을 초래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미래와 대우조선해양의 미래 경쟁력을 정확히 예측하여 향후 생존가능성을 엄밀하게 분석하고,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문제의 충격 및 그 해결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여 근본적 차원에서 기업의 생존과 정리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대통령직무대행체제에서는 오히려 해결이 곤란하고 5월9일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에서 새로운 시각에서 고민하고 치리해야 할 주요 과제라고 생각된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