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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후보들의 등장과 본격적 선거전의 개막

어제까지 각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결정되었거나 사실상 확정되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 당, 바른 정당, 정의당 등 다섯 정당에서 한 사람씩 후보가 등장하여 5파전으로 5월 대선레이스가 출발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싫든 좋든 이 다섯 사람들 중에서 한 사람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할 공산이 크다.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이들은 나름대로 승리를 위한 질주를 이어 갈 것이고 우리 국민들은 제한된 선택범위 내에서 적절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지금으로서는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의 전 대표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가 그 뒤를 잇고 다른 후보들은 미약한 지지율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모두 최종 선거전까지 완주할지 선거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합집산이 이루어져 선거구도에 또 다른 변화가 올지 알 수가 없다.

문재인 대세론이 흘러나온 지 시간이 제법 흘렀고 이와 관련하여 반문연대 얘기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정치인들은 모두 자기 셈법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쉽게 예측할 수가 없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의 이합집산은 단순히 후보 개인이나 정당의 특수목적이나 사익 때문에 이루어지거나 특정인을 떨어뜨리기 위하여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공당의 대통령후보이면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나 중도 포기 또는 전략적 연대가 국가 발전이나 사회 공익을 위한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렇지 못한 선례들을 지난 대선에서 까끔 보아 왔고, 그 때 마다 씁쓰레한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든 우리는 몇 명의 후보들 중에서 지금의 한국적 현실과 시대적 특성에 적합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은 지금 경제적 위기, 외교국방상의 위기, 배분의 위기, 사회통합의 위기 등 네 가지의 중대한 위기국면에 처하여 있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여 침체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를 되살리고, 선진 강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안보를 튼튼히 하고, 심화되어 가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면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통합하여 발전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골라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더불어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고질이 되어온 정경유착의 고리를 과감하게 자를 수 있는 도덕성도 필요 할 것이다.

지금 나타난 후보들 중에서 이런 자질과 능력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대통령의 자격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펴보고 그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 선거이다. 이런 정치적 선택에 실패하게 되면 정치경제적 발전은커녕 한국은 다시 질곡의 깊은 늪에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