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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본선전략 "과감한 확장주의, 오른쪽으로"…광폭영입도 준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표가 본선에서는 과감한 중도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조는 후보 선출 후 첫 행보로 4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 것에서 여실하게 드러났고, 이후에도 중도공략 행보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적폐청산'과 '국가대개혁'을 앞세워 민주당 경선에서 과반지지를 얻고 승리했지만, 본선에서 이기려면 앞으로는 국민 통합과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비전을 앞세워 중도층의 표심을 흡수해야 한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진보·보수 이념에 갇히는 대신 때로는 과감한 '우클릭'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부상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원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후보 측 의원들 사이에서도 중도확장 주장이 나온다.

문 후보 경선캠프 공동 특보단장을 맡은 민병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후보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라는 책의 문구를 인용하면서 "이제 본선이다. 과감한 확장주의 노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저서에서 지난 대선패배 원인을 떠올리며 "우리의 확장을 가로막았던 근본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유연한 진보, 더 유능한 진보, 더 실력 있는 진보가 돼야 한다"고 남겼다.

민 의원은 "이는 내가 평소에 늘 주장하던 정체성에 기반을 둔 확장주의 노선"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정책 역시 이념 중심보다는 민생형이나 생활밀착형 등으로 조금씩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제까지 '정권교체'만을 얘기했다면 앞으로는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로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라며 "공인인증서 폐지 공약과 같은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약속들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대개혁'만 외친다면 중도층으로부터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국민의 삶을 챙기는 '준비된 후보'의 이미지를 한층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기조는 향후 인재 영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알려진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영입하는 등 진보진영에 갇히지 않는 인재 영입 행보에 나섰다.

나아가 문 후보는 전날 후보 선출 뒤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들의 영입은 앞으로도 더 광폭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중도·보수층 인사가 더 합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특히 이번에는 대통령 취임 전 인수위가 없는 만큼 이런 영입이 '예비내각(섀도 캐비닛)' 구성과도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진보·보수에 관계없는 다양한 성향의 인사들이 내각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섀도 캐비닛을 지금 말하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저희는 지금 넓어지는 중이며 앞으로 사람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다. 우리와 함께하지 않았던 사람, 저와 함께하지 않았던 사람 중에서 훌륭한 사람은 발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