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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날” 도 일하는 중소기업... 5월 황금연휴는 딴세상

장미 대선을 앞둔 5월초 최장 9일짜리 황금휴가를 즐길 것으로 예상 되지만 중소기업 직원에게는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업체들은 대기업과 달리 5월 초 징검다리 연휴에도 제품 납기와 매출 등을 이유로 쉬지 않을 예정이다.

경남 창원공단에 입주한 저장탱크 등 플랜트 제작 중소기업은 5월 1일(근로자의 날), 3일(석가탄신일), 5일(어린이날) 사흘 공휴일 가운데 직원별로 하루 또는 이틀만 쉬기로 했다.

대기업이 5월 2일과 4일 공동 연차 등을 활용해 휴무하면서 공휴일 사흘을 포함해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9일짜리 휴가를 즐기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회사 임원은 "플랜트 제작 회사이다 보니 납기일에 맞추려면 연휴에 일해야 한다"면서 "공휴일 사흘 가운데 라인에 따라 하루나 이틀만 쉬고 평일인 2일과 4일은 정상 근무한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대기업에서 9∼11일까지 휴가를 쓰는 데 대해 "우리가 납품하는 건설 대기업 등을 보면 현장과 관련 없는 곳에서 그렇게 하는데 공장을 돌리는 중소기업에는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생산을 하는 한 중소기업의 대표도 직원 수가 적고 납기일을 맞춰야 하므로 대기업처럼 연휴에 쉬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5∼7월은 수산물 가공회사에는 아주 바쁜 시기"라면서 "납품 때문에 직원들이 교대로 쉴 수밖에 없다. 5월 첫 주 공휴일 가운데 이틀 가량 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사정이 좋은 편에 속한다.

중소 건설업체 현장직원이나 직원이 10여 명 되는 소기업 등은 5월 공휴일에 하루도 못 쉬는 곳도 많다.

이번 5월 징검다리 연휴에 한화케미칼, 한화테크윈 등 한화그룹 제조 계열사와 효성 등 일부 대기업 직원은 5월 2일과 4일 공동 연차를 활용해 휴무해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9일짜리 휴가를 쓸 수 있다.

삼성전자 등 다른 주요 대기업도 직원들이 개인별로 자율적으로 휴가를 쓰도록 장려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에 이처럼 휴가 일수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며 대기업 등의 납품 기일에 맞춰야 한다. 또 생산계획이나 업종성격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업체들은 직원들에게 휴가를 주면 대체인력을 어렵게 확보해야 하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창희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연구부장은 "올해 중소기업의 5월 연휴 기간을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면서 "아마 중소기업 직원 절반가량은 공휴일 이외에는 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