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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마포·성동구에 이어 종로구 3.3㎡당 1천900만원 돌파

서울 도시권 아파트 값이 3.3㎡당 2천만원 시대를 넘보고 있다.

지난주 종로구의 아파트값이 처음으로 3.3㎡당 1천900만원대를 돌파하면서 강북에서 3.3㎡당 2천만원을 넘어섰거나 근접한 지역이 4개 구로 늘었다.

16일 부동산114 아파트 시세를 분석한 결과 지난 14일 조사 기준 서울 종로구의 아파트값이 3.3㎡당 1천905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천900만원대를 넘어섰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3.3㎡당 1천668만원에 그쳤던 종로구는 교남동 뉴타운 사업으로 개발된 2천500여가구의 '경희궁 자이'가 2월말 입주를 시작하면서 시세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경희궁 자이는 전용면적 84㎡ 일부 로열층의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어서는 등 3.3㎡당 3천만원대 시대를 열면서 강남권 아파트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종로구의 가세로 강북 도심권의 3.3㎡ 평균 시세도 조만간 2천만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미군기지 공원화사업과 재개발 사업,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의 호재로 3.3㎡당 시세가 2천506만원을 기록하며 강북에서 가장 높다.

강남(3천595만원)·서초구(3천310만원)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역시 강남권 아파트인 송파구(2천487만원) 평균 시세를 웃돈다.

여기에 최근 마포·성동·종로구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도심 아파트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마포와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작년 말 기준 나란히 3.3㎡당 1천917만원으로 첫 1천900만원대 대열에 합류한 뒤 올해 4월 현재도 똑같이 1천934만원까지 올랐다.

종로구까지 포함해 도심지역 4곳이 1천90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올해 1분기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도 종로구(1.02%)와 중구(0.74)가 나란히 상승률 1, 2위를 기록하며 강남권을 앞질렀다. 서대문구(0.62%), 마포구(0.50%) 등의 상승률도 서울 평균(0.46%)보다 높다.

도심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뉴타운과 재개발 사업 등이 활발히 진행되며 주거환경 인프라가 개선된 영향이 크다.

경희궁자이가 들어선 종로구 돈의문 뉴타운을 비롯해 마포구 아현뉴타운,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이 등을 통해 고가의 새 아파트들이 줄줄이 들어서며 시세를 끌어올렸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2기 신도시를 끝으로 서울 인근의 수도권 신도시 추가 공급이 중단됐고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을 제외하고는 주택을 공급할 가용택지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비사업으로 지어진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심 광화문, 여의도 등 업무 지역과 가까운 입지여건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민은행 박원갑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과거 베이비 부머들은 내집마련을 위해 신도시 등으로 퍼져나갔다면 최근엔 고소득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회사와 가까운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아파트들이 강북에 속속 입주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도심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권의 아파트값은 앞으로 계속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성동구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3.3㎡당 3천만원이 넘었던 성수동 트리마제 주상복합아파트가 다음달 입주를 한다.

또 대림산업은 다음달 뚝섬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 3구역에서 분양가가 3.3㎡당 4천500만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분양에 나서면서 한강변과 뚝섬 서울숲 일대의 주변 아파트 시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마포·서대문구 일대 새 아파트 분양권들도 억대의 웃돈이 형성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도심권 아파트 인기로 인해 서대문구와 은평구 일대 아파트값도 들썩이는 등 상승세가 확산하는 분위기"라며 "입주물량 증가나 정부의 규제 정책 등으로 가격은 출렁거릴 수 있지만 도심아파트의 선호도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