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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선 TV토론,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

어제 저녁 대선후보들의 3차 TV토론이 끝났다. 사전 준비한 원고 없이 스탠딩형식으로 전개되는 토론으로서는 두 번째 토론이라 국민들은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토론을 지켜보았다. 대통령으로서 누가 적격자인지 고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귀중한 일요일의 저녁시간을 이 채널에 고정시켰다.

그러나 토론결과는 역시 기대이하의 수준이 되고 말았다. 후보들의 과거사에 대한 논쟁과 네거티브공세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바람에 국민들은 식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두 시간이면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다. 다섯 사람이 이야기 한다고 하더라도 토론주제인 정치개혁과 외교안보 등에 관하여 상당한 분량의 얘기들이 오고 갈 수 있는 시간이다.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현재 당면하고 있는 주요 국정과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등에 대하여 진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토론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말았다. 홍준표후보의 성추행 논란, 송민순 문건, 가족 불법채용 등 지난날의 사건에 대한 진실공방과 책임추궁이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고 말았다. 물론 과거의 행적에 대한 진실규명은 중요하다. 우리는 과거를 통하여 미래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잘못을 저지르면 다시 잘못된 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고 한번 거짓말을 한 사람은 다시 거짓말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중차대한 국정을 수행하는데 사소한 과거문제들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 때도 있고, 또 인간은 시간이 흐르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과거의 부족하거나 잘 못된 부분이 시정되고 보완될 여지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치명적 잘못이 아니면 후보들의 과거사 규명은 적당한 수준에 그치고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후보들이 한국의 미래와 당면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과거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래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후보들의 과거 성적표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을 위하여 일할 대통령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TV토론이 몇 차례 더 남아 있다. 이제 시청자들이 토론을 보다가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려 버리거나 자리를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관심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우리나라의 앞날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분명하게 제시하고 그 정책수단을 성실하게 제시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네거티브 공격 보다는 포지티브 설명이 국민들의 희망을 샘솟도록 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흘러간 과거보다 다가오는 미래가 훨씬 가치 있고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