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권력의 시작과 종말

재경일보

  • 기사입력 2017.05.10 12:50:10

꽃은 필 때 아름답고 생동감이 느껴지며 질 때는 힘이 없고 지저분한 것이 일반적이다. 마찬가지로 권력은 시작할 때 힘차고 찬란하지만 물러날 때는 스산하고 허무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김영삼대통령은 대통령직의 종말이 다가오는 시점의 새해 화두로 유시유종을 말하였다. 시작이 있는 모든 것은 끝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고인이 된 김대통령의 개혁과 변화를 내건 국정초기에는 최고 영화배우의 인기를 능가할 만큼 지지도가 높았다. 그러나 IMF의 지원을 받아야 국가경제가 유지되는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그의 금융실명제와 하나회척결 같은 개혁정책은 기억 속에서 거의 사라지고 급기야 아들 부패연루 및 투옥 사건으로 너무나 씁쓸한 퇴장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웃에 사는 인연으로 아침 산책길에 만났을 때 김대통령은 내 손을 잡으면서 ‘건강이 최고예요’라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권력무상이 절절히 배어있는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더 멀리 갈 것도 없다. 박근혜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 때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서 얼마나 각광을 받고 화려하게 등장하였는가? 그런데 그녀는 권력종지부를 얼마나 비참하게 찍고 말았는가? 탄핵으로 파면되어 형사피고인으로서 차가운 영어의 몸이 될 것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노무현대통령 또한 고졸 대통령으로서 처음 대권가도에 들어섰을 때는 거의 ‘신화적 존재’로 등장하였다. 그도 결국 부패의 쇠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목숨까지 버리고 마는 참당한 비극을 연출하고 말았다.

권력의 종말은 그 권력이 클수록 더 허망하고 참담하기 쉽다. 대통령의 자리는 공권력을 향유하는 자리 중에서 최고의 자리이다. 그러니 만큼 대통령의 자리에 않는 사람은 이런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부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의 정치적 경쟁자였고, 노무현대통령은 그의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였고, 또한 지근거리에서 그를 모신 주군이었다. 그렇다면 대권의 본질을 이해하고, 대통령직을 시작하는 지금부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시점의 자신의 위상을 잘 생각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길이 남기 위하여서나 쓸쓸한 퇴장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서는 이제부터 언제나 5년 후 물러날 때를 생각하면서 정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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