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이장한 종근당 회장에게 '인격'의 가치란 무엇일까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smpark@) 박성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7.07.14 13:30:06

이장한(65) 종근당 회장이 수행 운전기사에게 인간 이하의 대접을 했다는 것이 13일 알려졌다. 많은 이들이 또 한번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가 입밖으로 내놓은 말들에서 "니네 부모가 불쌍하다"라는 내용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가 운전기사에게 퍼부은 저급한 언어들이 너무나 많았겠지만 부모를 언급하며 피해 당사자에게 인신공격성의 말을 했다는 것에서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욕 중의 욕이 상대방의 부모를 언급하며 모욕하는 것일텐데, 그는 이런 추악한 언어들을 수도 없이 남발했다. 운전기사가 무슨 죄가 그리 많다고 그는 그토록 심한 말들을 피해자들에게 행했을까. 그들은 단지 윗분을 모시는 긴장된 상황의 연속에서 운전에만 집중했을 뿐이었을텐데 말이다.

그의 언행은 2000여명의 종업원을 둔 매출액 8300억원이 넘는 기업을 경영하는 회장의 언행인 것인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것이 한 기업의 회장의 언행이라는 것에 있어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운전기사를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그간 일어났던 이와 비슷한 일들에서 그가 피의자들인 운전기사를 대하는 마음은 하인을 대하듯 하는 마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쌀쪄가지고 미쳐가지고 다니면서"라고 폭언을 퍼붓고 막말을 이 회장은 하기도 했다. 그의 인격이 적나라하게 전해진다.

지난 해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운전기사에게 행한 일도 이와 다르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 또한 운전기사에게 상습적 폭언과 폭행을 자행했다. 이 회장은 본인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조수석을 발로 차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 부회장은 운전 중인 운전기사의 뒷통수를 때리기도 했었다고 한다. 운전기사는 그들의 도구였고 노예였다. 인격적으로 대할 가치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 회장은 종근당 창업주인 고 이종근 회장의 장남이다. 고 이 회장은 회고록에서 "내 전 인격과 전 생활을 약업에 바치기로 결심한 만큼 내 이름을 감출 이유가 없으므로 버젓하게 이름을 내거는 것이다. 종근당약방이 흥하면 나 이종근이 흥하는 것이고, 망하면 나도 망하는 것이다"라고 썼다. 주요 포털 기사 댓글에는 "고 이종근 회장님께서 그렇게 운영하라고 물려주시진 않았을텐데"라는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그의 부친은 인격을 말했지만 그에게는 이같은 올바른 가치관을 찾을 수가 없다. 종근당 회사 설립 취지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바탕으로"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누군가를 무시하고, 개 취급(?)하는건 생명을 존중하는 일이 결코 될 수가 없다.

상습 폭언으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 회장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종근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처받은 분께 용서를 구한다"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 사과를 누가 듣고 싶을지 모르겠다. 더욱이 당사자들은 헛웃음을 보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기분대로 일을 다 저질로 놓고 나중에 가서야 사과하는 모습은 그 어느 누구도 용납하고 싶지 않아한다. 또 이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고 믿어야 하는가? 그런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종근당과 지주회사 종근당홀딩스, 계열사 종근당바이오와 경보제약에서 모두 미등기임원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일은 너무나 고질적이고 반복해 일어난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 이같이 밑 사람을 말그대로 '밑 사람'으로 여기고 짓밟고 인격적 대우를 하지 않는 현장이 얼마나 많을까. 이 회장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또 너무나 상세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 운전기사는 정말 하인일까? 한 인격체로써 대우받는 일은 진정 힘든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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