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부동산 시장…내집 마련 전략은

재경일보 음영태 기자 음영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7.08.07 16:35:47

부동산 아파트

정부가 초고강도의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자 주택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2 대책'에는 청약, 대출, 세금 및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총망라된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가 본격적인 '눈치 싸움'에 들어간 양상이다.

특히 내 집 마련을 고민하던 실수요자들의 경우는 이 시점에 집 장만을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달라지는 규제와 제도가 많으므로 주택 보유 유형별로 투자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무주택자, 청약시장 '가점' 따져보고 계획짜야

청약통장을 가진 무주택자는 이번 대책에 청약제도 개편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번 대책이 다주택자의 청약시장 진입을 사실상 배제하고 장기 무주택자가 유리해지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오는 9월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으려면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2년 이상 돼야 한다.

또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민간이 짓는 민영주택의 전용 85㎡ 이하 분양 물량은 100% 가점제로 분양하도록 했고 85㎡ 초과 물량은 가점제 적용 비율을 50%로 높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점이 높은 사람의 당첨확률이 높아진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으로 점수를 매긴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무주택자는 본인이 보유한 청약 통장을 활용해야 한다"며 "전용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 분양하는 등 이제 가점 경쟁을 해야 하므로 본인 가점부터 계산해본 뒤 가점을 높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청약시장의 문호가 넓어졌다"면서도 "한가지 문제가 되는 건 무주택자라고 무조건 유리해진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춘' 무주택자가 유리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대출 한도가 줄어 집값의 50%도 없는 사람은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워졌고 분양권 전매가 입주 시까지 금지되므로 중간에 환금성도 줄어들게 됐다"며 "무리한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혼이거나, 신혼부부이지만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가점에서 밀려 주요 지역의 청약시장에서 당첨확률이 더 줄어들게 됐다.

함 센터장은 "부양가족이 없는 무주택자나 단독세대주는 불리하게 됐다"며 "무주택기간이나 납입액보다 부양가족 수의 청약 가점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주택 신규 매입 시 "대출·양도세 유의"…'매수 타이밍' 조절

무주택자가 청약시장 대신 기존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경우 대출과 양도세를 잘 따져보고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앞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1가구 1주택자여도 양도세 비과세를 위해서는 2년 이상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

기존에는 2년 이상 보유하고 양도가액이 9억 원 이하면 양도세가 비과세됐지만 앞으로는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기존 요건뿐 아니라 '2년 이상 거주' 요건까지 충족해야 세금을 안 내게 된다.

또 서울 전역이 포함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담보인정비율(LTV)이 40%까지 낮아져서 적어도 집값의 60~70%에 해당하는 자금력이 있는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고민해야 한다.

함영진 센터장은 "옛날에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산 다음에 본인은 다른 데 전세를 사는 식의 투자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년 거주요건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거주와 투자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주와 투자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을 고를 때는 '절세 매물'을 노리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런 맥락에서 기존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무주택자들은 매입 시점을 늦추는 게 좋다.

박원갑 KB국민은행 MW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절세 차원에서 급매물이 나올 테니 그런 매물을 노리면 된다"고 말했다.

권일 팀장도 "양도세 부담으로 내년 3월31일까지 '급매물'이 얼마나 많이 던져질지 두고봐야 겠지만, 급매물이 나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기존 주택가격에서 얼마나 내려갔는지 살펴본 뒤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기존 주택 보유자, '양도세 폭탄'에 주택수 늘릴 이유 없어

'8·2 대책'이 다주택자를 겨냥해 내년 4월1일부터 지역에 따라서는 지금의 2배가 넘는 양도세를 내야 하므로,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에 보유 주택 수를 늘릴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책으로 인해 서울과 과천, 세종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살 때 대출받기가 한층 어려워져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추가 아파트 매입에 '대출'이 첫 번째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LTV·DTI가 각각 60%와 50%에서 40%로 하향 조정됐고,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보유한 세대에 속한 경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LTV·DTI 비율을 30%만 적용해주기 때문이다. 투기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해 아예 추가 대출이 안 된다.

또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2가구 이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므로 추가 주택 매입 시 '양도세 부담'을 인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다.

권일 팀장은 "이 시기에 추가 매입을 굳이 하려고 한다면 어설픈 지역에 매입하면 안 되고 오래 뒤에 판다고 생각하고 긴 안목으로 봤을 때 메리트가 있는 등 장기적으로 보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주택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 1주택자, '새 집 갈아타기' 땐 "2년 거주요건 유의해야"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이 됐다가 기존 주택을 팔고 신규 매입 주택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경우는 결과적으로 1주택을 유지하게 되므로 양도세 중과 부담은 없다.

다만 이 경우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매입할 경우 양도세 비과세를 위해 '2년 거주' 요건이 추가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년간 실제 거주할 요건이 안 된다면,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구입은 피하는 게 좋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 LTV·DTI가 동반 하향 조정되는 등 대출이 까다로워진 만큼 자금계획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새집으로 갈아타려는 경우 대출 등을 미리미리 준비 안 하면 골치 아파질 것"이라며 "이제 '집을 사는 타이밍'보다 '자금계획'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 일시적인 1가구 2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비과세를 위해서는 3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데, 주택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들면 매매가 쉽지 않을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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