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8월 중 임단협 타결 못하면 교섭 장기화

재경일보 윤근일 기자 윤근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7.08.11 13:45:50

현대차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가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을 벌이며 회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노조는 올해 협상 타결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8월 중 교섭과 투쟁을 집중한다는 전략이지만 이 시기를 넘기면 협상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 교섭 상견례를 예년보다 한 달이나 이른 4월 20일 시작했다.

9월 새 집행부 선거 때문에 8월 중 교섭을 마무리해야 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충분치 않아서다. 8월을 타결 마지노선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10일 현재까지 23차례 노사 교섭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가 노조 요구안에 대한 제시안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아직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나름대로 장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사협상은 회사의 제시안 시점에 따라 향후 잠정 합의와 타결 시점을 예상할 수 있다.

보통 회사가 임금을 포함한 첫 제시안을 내면 노조는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추가 파업 투쟁 계획을 밝히는 등 회사를 압박한다.

이후 파업과 별개로 이어지는 협상에서 회사 수정안이 2∼3차례 더 나오면 보통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노조가 회사 제시안이나 수정안을 계속 받아들이지 않는 등 접점을 찾지 못하면 교섭은 지루하게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협상은 장기화하고 노조의 투쟁 수위도 갈수록 높아질 수 있다. 장기 교섭과 투쟁으로 노사 모두 힘겨운 시기를 보낸 지난해 임금협상이 바로 이런 식이었다.

임금만 논의한 지난해 노사협상은 평행선만 긋다가 5월부터 시작한 교섭이 5개월이 지난 뒤에 어렵사리 타결점을 찾아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24차례 파업을 벌이고 12차례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회사는 생산차질 규모를 14만2천여 대, 3조1천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3조원이 넘는 차질은 1987년 이후 노조 파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되기도 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도 20차례 넘는 협상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아직도 제시안을 내지 않는 등 불성실한 교섭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파업카드를 던졌다.

지난해 장기 교섭과 투쟁을 벌인 강성 노선의 현 노조 집행부 성향을 고려하면 올해도 크게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에서 "협상 장기화로 협력업체의 경영난과 고객의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겠다"고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도 이미 온데간데없다.

회사의 경영 위기나 파업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 등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앞으로 회사의 제시안이나 수정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파업 수위를 계속 높여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나마 9월부터 새 집행부 선거이기 때문에 현 집행부 주도의 교섭과 투쟁은 일단 8월에만 가능하다. 이달 안에 어떤 식으로든지 임단협 타결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노사가 8월 안에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타결 시점은 사실상 10월 이후로 넘어간다. 이 경우 새 집행부가 바통을 받아 교섭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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