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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국방 "北변화 위해 외교수단 선호…그뒤에 군사옵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발언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국방 수장들이 북한의 정권교체에는 관심이 없으며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군사적 옵션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같이 언급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압박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평양에 책임을 묻겠다'(We are Holding Pyongyang to Account)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평화적 압박 캠페인'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틸러슨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미국은 북한 정권교체나 한국의 조속한 재통일에 관심이 없으며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미군을 주둔시킬 핑계를 찾거나 북한의 호전적인 정권과는 거리가 있는, 오랜 기간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해하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두 장관은 최근 미국의 행보에 대해 "북한이 지난 수개월 동안 여러 차례 실행한 불법 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한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정권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해체를 위해 북한에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촉진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기조 대신 '전략적 책임'(strategic accountability)'으로 선회한다고 덧붙였다.

두 장관은 "미 정부가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협상에서 정직하지 못하고, 국제적 합의 위반을 반복한 이력이 있는 만큼 선의를 갖고 협상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두 장관은 "자극적인 위협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나 다른 무기 실험의 즉각적 중단"이 이런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편이라고 제시했다.

두 장관은 미국의 외교적 접근법에 대해선 북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 정부도 지지하는 바라고 언급, 북한 문제를 놓고 미·중 갈등이 고조됐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했다.

이어 "북한 정권의 행동과 북한의 핵확산 및 분쟁 전망은 중국이 수십 년간 구축하려 노력한 경제·정치·군사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존재"라며 "중국이 미국과 동일한 목표를 추진할 강력한 동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동남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들이 발표한 대북규탄성명을 언급하며 세계 여러 국가가 북한이 자극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그만둬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미 정부가 유엔을 통해서도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며 모든 회원국이 최근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북한 정권의 핵·탄도미사일 개발로 흘러들어 가는 자금 차단을 위해 북한과의 무역 차단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틸러슨·매티스 장관은 "북한 정권의 행동 방향을 바꾸기 위해 외교적 수단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군사적 선택이 그 뒤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인 한국 정부가 평화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북한 정부는 이를 묵살하고 무모한 위협과 자극을 지속해 결과적으로 한국의 새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장관은 "순수한 방어능력을 위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 데 축하를 표하고 "중국 정부의 사드 배치 철수 요구는 비현실적"이라고 못 박았다.

또한, "사드 발사대 배치와 합동 군사 훈련은 미국과 동맹국, 다른 국가를 위한 방어적 준비 목적일 뿐이며 기술에 관해 잘 아는 중국의 군 장교들도 해당 시스템이 중국 본토에 아무런 위협이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장관은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국과 외교적·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 정권 고립을 위해 이들 국가가 강력한 제재 수단을 활용하도록 종용, 북한이 수익을 올리는 근원을 남기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에 대한 경제적 생명줄을 끊어내고, 북한 정권이 위험한 길을 선택하지 않도록 설득해줄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