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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때 중국이 당장엔 잃을 것 더 많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당장에는 중국이 잃을 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비영리 민간 조사기구 콘퍼런스 보드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對)중국 부가가치품 수출은 각각 국내 총생산(GDP)의 0.7%, 1.6%를 차지한다.

이는 일본의 대중 부가가치품 수출이 전체 GDP에서 2.1% 상당을 점하는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반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부가가치품은 전체 GDP 중 약 3%에 이른다.

보고서 저자 중 하나인 에릭 룬드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수치를 통해 볼 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미국 경제에 중대한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룬드는 다만 전 세계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양국이 무역전쟁에 총력을 기울일 경우 양측 모두가 심각한 부수적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다른 중요한 측면으로 퍼져나가, 미국을 꽤 아프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수입품 가격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 무역붕괴로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해 미국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이 리포트가 무역 관련 수치에 대한 전통적 개념을 깼다고 설명했다.

각 수출품의 출처를 명확히 따져 거래량에 반영했기 때문에 쌍방이 변화로 입을 수 있는 영향력을 더 현실에 가깝게 분석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통상 중국에서 판매되는 캐나다산 트랙터는 부분적으로 미국산 부품을 이용해 조립했더라도 캐나다산 수출품으로 잡힌다.

그러나 콘퍼런스 보드는 캐나다산 트랙터의 미국 부품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로 집계했다.

같은 맥락에서 아이폰은 한국과 대만산 부품으로 만들어졌지만 미국에서 중국산으로 판매되나, 보고서는 각 부품을 한국, 대만의 대미수출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현대 공급 체계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부품을 고려하지 않고 완제품의 산지만 따지면 양자 간 무역 불균형이 과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의 환율 정책부터 해외여행까지 모든 부문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지만, 무역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전 세계가 대체로 낮아진 중국 의존도를 견뎌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과 호주는 예외로 꼽혔다.

한국과 호주의 부가가치품 중국 수출은 각각 GDP의 6.8%, 4.4%를 차지한다.

FT는 중국이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막기 위해 한국에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