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상임금 논쟁 오래 방치한 고용부, 노사간 갈등 키웠다

재경일보

  • 기사입력 2017.09.01 15:14:54

재계와 노동계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두고 10년째 힘겨루기를 하여 왔다.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하여 통상임금에 대하여 판결을 내린 이후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통상임금 노사지도지침’만 내려놓고 뒷짐을 지고 있다 보니 통상임금의 범위를 두고 통상임금에 대한 노사분쟁이 자꾸만 늘어나게 되었다. 2013년 이후 통상임금소송을 벌인 100인 이상 기업만 하더라도 192개에 이르게 되었다. 통상임금 분쟁을 해결하겠다고 지침을 만들어 놓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 자신들의 영역이 아니라고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 주무관청의 태도로서 합당한 것인가.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중앙지법 미사합의4부는 31일 기아차 노조2만 7424명이 기아차를 상대로 낸 1조 926억 원의 임금청구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4223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는 소송참가자 1인당 평균 1543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재판부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한 것은 재판에 참여한 근로자에 한정된 것이며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에게 지급할 부분 까지 포함시키면 무려 1조원에 달한다.

기아차는 이런 통상이금지급이 경영상 증대한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판결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항소의지를 내보였으며,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은 “자동차산업과 부품산업체에 악영향을 도외시한 판결”이라고 우려를 표명하였고 학계에서는 이 판결로 인하여 “한국경제성장이 연 0.13%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 이상희교수에 의하면 “통상임금소송에 휘말린 기업은 주로 수출관련제조업종이라 인건비상승으로 수출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하였다. 기아차 판결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통상임금이 늘면 수당, 퇴직금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므로 영봉이 자동으로 21%정도 인상되는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이런 영향이 늘어나는 노동비용을 견디지 못하여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의 국제경쟁력약화와 노사갈등을 불러일으키는 통상임금소송에서 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러나 중대한 경영타격이 있으면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2013년의 대법원판결을 토대로 한 것이다. 결국 경영상의 어려움을 어떻게 보느냐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런 구체적 기준에 대하여는 고용부가 일찍이 법적기준을 마련하여 기업 내 노사분쟁이 없도록 하였어야 한다.

관한주무관청이 손을 놓고 있으니 지난해 국회의원들이 이에 관한 법률안 개정안을 내어 놓았다. 자유한국당 김성태의원안이 농상임금의 정의를 명확히 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하였고, 금년 2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조속한 시일 내에 이런 법률개정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여 더 이상 소모적인 통상임금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임금문제는 노사관계에 있어서나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해석상의 문제로 남겨두어서는 안 되며, 법규상 기준을 명백히 하여 이론의 여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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