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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휴대폰·가전에 4년간 국내 10조5천억원 투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가전 분야에서 2020년까지 약 10조5천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휴대폰·가전업계 간담회에서 국내 투자계획을 설명했다.

분야별로 보면 사물인터넷 가전,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홈 서비스 등 첨단 가전 분야에 6조원, 인공지능(AI) 고도화와 가상증강현실 등과 연계한 차세대 휴대폰 분야에 2조5천억원을 투자한다.

스마트 카 전장 등 신규 사업에도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양사는 기술개발 투자에 필요한 우수 연구인력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확장하고 창원에 가전 연구개발센터를 새로 설립하고 있다.

양사는 국내 광주(삼성), 창원(LG) 공장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가전 비중을 현재 70% 수준에서 2020년 8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국내 생산기지를 혁신을 주도하는 최첨단 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협력사와의 상생협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까지 1천개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협력사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LG전자는 특허 무상 공유와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협력사 임직원에 대한 품질·연구개발·경영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신산업 전문인력 양성, 사물인터넷 가전 등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소·중견기업들은 마이스터고 졸업생에 대한 병역 혜택 지원,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단기 육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LG전자는 미국의 태양광 전지와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백 장관은 세이프가드에 대해 민관 합동으로 대응반을 구성해 미국 측에 한국 정부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다음 달 5일(현지시간) 세탁기 수입의 급격한 증가로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는지 판정한다.

피해가 있다고 판정하면 대통령에게 관세나 수입량제한 등 자국 산업을 도울 구제조치를 권고하게 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작년 세계 각국의 공장에서 미국에 약 10억 달러(약 1조1천400억원) 상당의 세탁기를 수출, 세이프가드가 현실화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백 장관은 산업전문인력역량강화 사업 예산을 올해 636억원에서 내년 800억원으로 확대하고 산학연계형 사물인터넷 교육지원사업도 올해 1천700명에서 내년 3천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사물인터넷 가전에 특화된 기술개발 예산을 새로 편성하고 가상증강현실 등 미래 신산업 예산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인사말에서 "전 세계 100명 중 25명이 우리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34명이 우리 TV를 시청하지만, 휴대폰은 8대, TV는 3대만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생산기지를 해외로 대부분 이전했기 때문이며 글로벌 분업구조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그러나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력과 반도체 등 연관산업 기반이 튼튼해 혁신이 일어나기 좋은 곳"이라며 "국내는 기술, 디자인, 품질을 주도하는 프리미엄 중심의 최첨단 제조혁신 기지로 특화하고 해외는 보급 단계의 범용제품 생산거점으로 분업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이런 발언이 해외투자 자제를 요청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질문에 "투자전략은 기업이 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고 다만 낮은 기술 제품은 시장 볼륨 확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외로 나갈 것은 하고 기술력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은 우리나라에 좋은 테스트베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과 중소·중견 부품업체 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