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한·일 경제인 "FTA·4차산업·미세먼지 등 공동대응"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은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한 경제권 통합, 4차 산업혁명, 고령화, 미세먼지 문제 등에 함께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 경제인들은 27일 오후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에서 열린 제49회 한일경제인회의 폐막식에서 이런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2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 등 한국 경제인 193명,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일한경제협회 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등 일본 경제인 108명이 참석해 4차 산업혁명, 한국의 청년 취업난, 일본의 구직난 등 다양한 주제의 토론회 등을 통해 현안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공동 성명에서 우선 두 나라는 '하나의 경제권 형성을 향한 지속적 노력'을 약속했다. 한·일 FTA, 한·중·일 FTA, 메가 FTA 등을 통해 단일 경제권을 이뤄 양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의 경제 발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또 제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분야의 도전과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일 경제인들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고도화뿐 아니라 연장선에 있는 생산성 향상, 최첨단 의료·바이오기술 발전, 녹색기술 혁신 등의 분야에서도 함께 발전을 지향하고 관련 전문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양국 공통의 사회과제 극복'도 주요 협력 과제로 꼽혔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요양문제, 초미세 먼지 등 국경을 초월한 환경문제, 자연재해 대응 등 두 나라가 공통으로 겪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양국 국민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함께 체제를 구축하자는 의미다.

두 나라 경제인들은 ▲ 제3국에서의 협업 확대 ▲ 양국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 확대 ▲ 평창동계올림픽·도쿄하계올림픽 등에도 공동 대응·협력하기로 했다.

폐막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측 단장인 김윤 회장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한국 청년의 일본 취업 방안,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방안 등이 논의된 데 큰 의미를 뒀다.

김 회장은 "일본은 현재 일할 사람이 모자라고, 반대로 한국은 청년 실업이 심각하기 때문에 한국 청년들에게 일본의 좋은 직장에 취업할 기회를 주기 위한 실행 방안을 회의 기간에 많이 연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과 일본이 각자 장점을 살려 함께 글로벌 마켓, 제 3국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방법도 많이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 단장인 사사키 회장은 조속한 FTA 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일경제인회의가 그동안 여러 차례 한·일FTA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논의가 중단됐다"며 "양국의 잠재력을 합치면 1 더하기 1이 3이나 4가 될 수 있는 만큼, 그 협력의 플랫폼으로서 FTA가 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FTA 뿐 아니라 한·중·일FTA까지 성사되면 해당 경제권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 매체 기자가 북핵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행사를 치른 소감을 묻자, 김 회장은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이런 긴장 속에서 이번 행사에 많은 일본 관계자들이 참석해준 것을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사키 회장은 "일본에서 느꼈던 긴장을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을 만큼 평온했다"며 "북핵 관련 긴장은 있었지만, 이번 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평가했다.

한일 경제인 회의는 양국의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1969년 처음 열린 이래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 대표적 한일 민·관 합동회의다.

다음 제50회 회의는 내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