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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파 등 북캘리포니아 대형산불…1명 사망·2만명 대피

'와인의 메카' 나파밸리로 유명한 나파 카운티를 비롯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8개 카운티에 대형 산불이 번져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주민 2만여 명이 대피했다.

건물 수 백채가 전소한 가운데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 지사는 이미 나파·소노마 카운티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현재 산불이 번지는 지역은 나파, 소노마, 레이크, 멘더키노, 유바, 네바다, 칼라베라스, 부트 등 8개 카운티다.

캘리포니아 삼림·산불보호국의 재닛 업튼 부국장은 "적어도 15개의 산불이 발화해 1천500여 개 주거용·상업용 건물이 전소했다. 어젯밤부터 7만3천 에이커(295㎢, 약 8천900만 평)의 면적을 태웠다"고 밝혔다.

멘더키노 카운티에서 사망자 1명과 부상자 2명이 나왔다.

브라운 지사는 "산불이 매우 빠르게 번지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는 어떤 수단으로도 통제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불은 전날 밤 10시께 발화해 시속 50마일(80㎞)의 강한 돌풍을 타고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북 캘리포니아 지역은 식생이 매우 건조한 상태여서 산불에 취약하다.

나파와 소노마는 미국 내 대표적인 와인 산지로,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지역이다.

와인 농장이 카운티 전체에 걸쳐 있는 나파에는 수만 에이커의 삼림이 불타면서 상당수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 재난당국은 방위군 병력 투입을 요청했다.

빠르게 번지는 불길로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로 통하는 101번 고속도로를 비롯한 주요 도로가 폐쇄됐다

소나마 카운티 중심도시 샌터로사에도 대피령이 발령됐다. 관광객들도 함께 대피했다,

와인 관광객을 수용하는 대규모 호텔 두 곳이 전소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샌터로사 주민 론 도즈는 현지 KTVU 방송에 "사람들이 시뻘건 화염을 보고 뛰쳐나오고 있다. 대혼돈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샌터로사에서는 관내 병원 두 곳에 있는 환자들을 인근 지역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다.

파운틴그로브 지역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101번 고속도로 근처 켄우드의 이동주택 몇 채가 화재에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 북동부 나파와 소노마 산불에서 나온 연기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이리어와 새너제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파에서만 산불 3개가 동시에 번져 약 2만 에이커(81㎢)의 삼림과 와인농장 등이 전소했다.

산불의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바람이 지속해서 시속 15마일(24㎞)의 속도로 꾸준히 불고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돌풍이 부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