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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에도 경매 낙찰가율 100% 넘은 서울 아파트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있기때문이지만, 긴 추석 연휴로 경매 물건이 많지 않았던 데다 응찰자 수도 급감한 상태여서 낙찰가율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3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지역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의 낙찰가율은 100.2%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한 것은 2002년과 2006년 각각 두 차례와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6번째다.

강도가 세다는 평가를 받은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8월 서울 아파트 경매의 낙찰가율은 전월대비 7.7%포인트(p) 떨어진 91.5%로 급감했다가 9월에 98.4%로 회복됐고 10월에는 100%를 넘어선 것이다.

통상 응찰자들은 경매에서 일반 아파트의 시세나 급매 가격을 반영해 가격을 써내고 낙찰을 받는다.

서울 지역 일반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가 위축돼 있고 거래량이 많지 않음에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데 영향을 받아 낙찰가율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10월에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75건으로 다른 달보다 적은 편이었다.

또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는 6.6명으로,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7월(12.6명)의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기도 하다.

응찰자 수 급감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시장의 위축된 분위기의 영향으로 적지 않은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서울과 달리 경기와 인천 부동산 경매 시장은 낙찰가율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도 아파트 경매 시장의 10월 낙찰가율은 93.5%로 8월(94.0%), 9월(94.3%)에 비해 다소 낮아졌고, 인천 아파트 경매 역시 10월 낙찰가율이 90.9%로 8월(94.1%), 9월(92.9%)보다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10월에 경기 7.9명, 인천 8.7명으로 고점 대비 20~30%가량 낮아진 수준을 보였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서울은 그나마 재건축 수요나 실수요자들이 남아 있고, 규제가 계속돼 한 채만 갖고 있어야 한다면 '서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일부 지역은 경매 참가자가 몰리는 것 같다"며 "그러나 전반적으로 경매 투자자들이 지금 시장이 안 좋다고 보고 있고, 그래서 수도권 외곽지역은 서서히 가격도 빠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아파트 경매 시장도 물건이 많지 않아 일부 핵심지역 물건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낙찰가율이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응찰자 수가 급감했기 때문에 서울도 이달부터 낙찰가율이 내려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낙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