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상통화, 공식 지급수단 아니고 거래위험도 크다"

재경일보 이겨레 기자 이겨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7.11.02 17:10:44

한국은행은 2일 가상통화가 현행법상 공식 지급수단이 아니고 거래에 따르는 리스크도 크다며 시장참가자들의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은 신호순 부총재보는 이날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지급결제제도 콘퍼런스에 앞서 배포한 개회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신 부총재보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는 국제적으로도 법적 성격이나 정의에 아직 일치된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 가상통화는 높은 가격 변동성에 따른 소비자 피해, 불법거래나 자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 등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신 부총재보는 세계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직면한 도전으로 가상통화와 함께 사이버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모바일뱅킹 등 혁신 이면에는 해킹이나 정보유출과 같은 새로운 리스크가 나타나고 있다"며 사전 예방과 함께 신속히 해결하는 복원력을 높이는 노력도 강조했다.

가상화폐

이어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지급결제 혁신 동향 및 향후 전망'라는 발표문에서 지급결제 혁신 동향으로 현금 없는 사회와 가상화폐 부각을 들었다.

그는 "가상화폐가 공식 화폐가 아니고 법적 지위 인정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고 특별한 규제 없이 성장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중앙은행 역할이 변화한다고 진단했다.

발권은행 지위가 약화하고 통화신용정책 효과가 감소하며 외환관련 정책 효율성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지급결제 리스크를 선제 감시할 필요가 커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대안 금융이 등장하고 지급결제 수단 일원화, 시장 세분화, 신용카드 몰락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거래를 데이터로 추적할 수 있게 돼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거래와 지급결제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금융활동에서 지역 경계가 무너지며 글로벌 시장이 형성되는 한편, 신용카드 등 기존 지급결제 중개사업자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선종 숭실대 교수는 '지급결제 혁신과 법률적 쟁점'에서 "신기술 발전은 장려하되 기존 지급결제 시스템 질서 유지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사적자치 영역을 벗어나면 최소한 공적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분산원장 기반 블록체인 기술은 착오 거래를 취소할 수 없다는 점과 분산원장 정보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민법과 금융실명제법 등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변조 사고 등 손해배상 책임이 모호하다는 문제 등이 있다"며 현행법과 상충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정경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당국의 당면과제' 발표에서 "가상통화를 채굴, 매매, 지급하는 행위는 유사수신행위(이익을 약속한 자금조달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현진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중앙은행 초기 발달과정에서 지급결제 역할' 발표에서 "중앙은행 제도는 금융과 지급결제 시스템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했다"며 "민간 창의와 활력을 뒷받침하면서도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발전된 기술과 경제-사회 여건에 맞는 정책당국 역할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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