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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원전 위기’앞 두산, 뒷북 '4차산업 조직' 신설····돌파구 될까

두산

취약한 재무구조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위기를 맞은 두산그룹이 4차 산업 대비 조직을 신설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두산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대내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두산 지주 부문에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했다고 17일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두산중공업 매출 가운데 원전 관련 발전사업 비중이 30%를 넘을 정도로 기존 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안주하다가 신사업 발굴에 뒤처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CDO 신설 배경에 대해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 전반에 디지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의미"라며 "아울러 그룹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에 지원 부서가 아닌 주체로 참여해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확대에 핵심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CDO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로 분산된 디지털 기술이나 데이터들을 융합, 계열사간 업무 협업을 활성화하고, 사업 시너지도 도모할 계획이다며, 그룹 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관련 기술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두산만의 ICT(정보통신) 플랫폼도 개발할 예정이다.

CDO의 첫 사장으로는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가 선임됐다. 형 사장은 앞으로 두산그룹의 IT시스템·디지털 혁신 전략을 총괄하고 ㈜두산 정보통신BU(사업 부문)장도 겸한다.

그러나 갑자기 두산그룹이 '디지털', 'ICT'를 강조하고 나선 데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경우 지난 3분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가운데 원전 관련 발전사업 비중이 31%에 이른다"며 "오너 3세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이 2007년 대표 취임 이후 10여 년간 신사업 확대나 매출 구조 다변화 등의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두산이 위기를 맞자 생존을 위해 변화를 서두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