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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인상 신호, 1년 미만 정기예금에 20조 이상 몰려

단기예금

기준금리 인상 깜빡이가 켜진 뒤 1년 미만 정기예금에 20조원 이상 뭉칫돈이 몰렸다. 금리가 오른 후 더 높은 금리를 따라 자금을 쉽게 이동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예금은행의 1년 미만 정기예금은 211조5천676억 원이었다. 분기 기준으로 1년 미만 정기예금이 200조원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이다.

이전 분기와 견주면 19조4천152억원 증가했으며. 증가 폭은 2010년 2분기(19조5천732억 원) 이후 가장 컸다. 또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18조8천342억 원 증가했다.

1년 미만 정기예금은 지난해 1분기 196조7천848억 원이었다가 2분기 193조6천122억 원, 3분기 192조7천334억 원, 4분기 180조4천374억 원으로 계속해서 줄다가 올해 1분기 184조1천150억 원, 2분기 192조1천524억 원으로 소폭 늘었다가 3분기 들어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올해 6월 192조1천524억 원으로 반등하더니 7월 198조4천393억원, 8월 209조3천933억원, 9월 211조5천676억 원으로 쭉 상승했다.

통상 정기예금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비교적 오랜 기간 묶어두는 돈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진 후 정기예금도 기간이 짧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사람들이 임시로 자금을 묶어두는 차원에서 정기예금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이후 나타난 단기 정기예금 증가세에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도 반영됐다고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6월 한은 창립 제67주년 기념행사에서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히자 시장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깜빡이를 켰다고 해석하기 시작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연 1.0∼1.25%로 올려 미국 정책금리 상단이 국내 기준금리와 같아지게 됐고,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로 깜짝 성장한 탓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통화 당국의 신호를 봤을 때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이상한 정도"라며 "기준금리가 오르면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자금을 쉽게 옮기기 위해 사람들이 자금을 단기 형태로 끊어서 관리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