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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뺏긴 신세계 백화점, ‘스타필드 청라’ 조성에 집중

신세계

국내 백화점업계 2위인 신세계 그룹이 인천의 유일한 매장을 1위 경쟁 업체인 롯데에 사실상 빼앗기고, 인근 부천에서는 주변 반발로 입점조차 하지 못해 문전박대를 당하는 등 영업전략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당분간 인천에서는 백화점 매장 없이 '스타필드 청라' 조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21일 신세계 그룹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달 14일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2심 재판부는 "인천시가 터미널 매각 시 다른 업체들에도 매수 참여 기회를 줬기 때문에 롯데에만 특혜를 줬다고 볼 수 없다"며 인천시와 롯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연 매출 8천억 원대로 알려진 신세계 인천 점(인천종합터미널)은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에 이어 그룹 내 매출 4위를 기록한 매장이다. 그러나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신세계는 인천시와 맺은 임차계약 만료 시한인 이달까지 이 '알짜배기 점포'를 비워줘야 하는 신세가 됐다.

기존 매장의 임차계약은 이달 끝나지만, 테마관(2만1450㎡)과 주차빌딩(2만5326㎡) 등 2011년 신세계가 증축한 시설의 임차계약은 2031년 3월까지여서 아직 롯데와의 협상은 남아 있다.

신세계 그룹은 또 2015년부터 부천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백화점을 지으려 했으나 최근 이마저도 백지화했다. 반경 3㎞ 이내 인천 전통시장 상인들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인 인천시와 부평구까지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규모를 7만6천여㎡에서 3만7천여㎡로 대폭 축소해 백화점을 포함한 복합쇼핑몰 대신 백화점만 짓는 것으로 사업 계획을 바꿨지만, 인천시와 지역 상권의 반발은 그치질 않았다.

부천시

부천시는 결국 이달 초 신세계 측에 공문을 보내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사업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인천과 부천에서 잇따라 신세계의 백화점 매장 운영이 무산됐지만, 내년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면세점과 대구 지점 백화점의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신세계 그룹은 인천 내 유일한 자사 백화점인 종합터미널 부지 내 인천지점을 롯데에 넘겨줘야 함에 따라 당분간 인천에서는 백화점을 두지 않는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대신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지을 계획인 스타필드 청라 조성에 집중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8월 ㈜신세계투자개발이 청라국제도시 내 부지 16만5천㎡에 복합쇼핑몰을 짓는 내용으로 5개월 전 신청한 건축 허가를 내줬다.

신세계투자개발은 2020년까지 1만4천24㎡ 규모의 쇼핑몰과 테마파크를 포함한 교외 형 복합쇼핑몰을 조성한다.

신세계 그룹은 또 부천에서는 백화점 대신 2014년부터 부천 옥길 공공택지 지구 내 상업2 판매시설 용지에 지하 6층, 지상 6층, 연면적 13만7천870㎡ 규모의 이마트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롯데 측과 인천점 증축 부분에 관한 협상이 마무리돼야겠지만 인천에서는 당분간 백화점 운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송도에 백화점을 짓는 방안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