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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1400조 돌파…1년 내 120조 폭증 ‘사상최대’

대출

가계 부채가 1400조를 넘어 사상 최대 기록을 또 경신했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월 10조원씩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9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천419조1천억 원으로, 3분기 동안 31조2천억 원 증가했다.

가계신용 잔액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모두 더한 합계를 말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10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1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가계부채는 1430조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다.

가계신용은 지난해의 이례적 폭증세보다는 덜 하지만 경제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소득으로 부채를 감내할 수 있느냐로 평가를 해야 하는데 가계 소득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올해 3% 전망)과 비슷하다고 본다면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신용

1천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저금리 장기화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 안정을 훼손할 수 있어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부문별로 보면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천341조2천억 원으로, 3분기에 28조2천억 원(2.1%) 늘었으며,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15조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가 전 분기(12조원)는 물론 작년 4분기(13조5천억 원) 보다 많다.

주택담보대출은 8조원 증가하며 1분기(6천억 원)와 2분기(6조3천억 원) 에 비해 확대됐다.

문소상 팀장은 "부동산 대책이 현장에 아직 현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가운데 7∼8월에 주택매매가 활발했고, 2015년에 분양된 아파트 입주 시기가 3분기에 집중되며 주담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

예금은행에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7조원 늘어나며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대출은 2조7천억 원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신규 영업 효과와 소비심리 개선 영향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 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4조3천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판매신용 잔액은 3분기에 3조원 늘었다. 전 분기(1조9천억 원) 보다 크게 증가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용카드의 사용이 늘어나 여신전문기관이 3조2천억 원 증가한 반면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는 1천억 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