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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의미

북한이 미국의 도날드트럼프대통령에 의하여 그제 테러지원국으로 재 지정되었다. 두 가지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나는 러시아에서 김정은 형 김정남을 살해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 지난 6월 식물인간으로 돌아와 끝내 숨지고 만 오토웜비어 사건이다.

북한이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북한에 대한 제제가 강화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위신이 추락하고 고립이 심화될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그 이외 약간의 다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시기가 시진핑 중국 주석의 특사 쑹타오가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간 시점에 때를 맞춘 것으로 보아 이런 발표를 한 것은 북한을 넘어 중국에 대한 어떤 암시를 던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 볼 수 있다.

북한에 대하여서는 이미 다각도의 제제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무부가 21일 북한에 대해 매우 거대한 추가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하였지만 구체적으로 더 이상 전략적 제재수단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번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중국에 대한 간접적 압박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존도가 높은 북한으로 하여금 고립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도를 중국에서 찾으려 할 때 중국이 북한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하고자 하는 것이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이 다시 됨으로써 우리와 북한간의 관계도 어려워지게 되었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열어놓고 관계개선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북한은 더욱 폐쇄적 자세로 돌아서면서 핵개발과 같은 종전의 도발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다. 정부는 미국정부의 이번 조치를 두고 “강력한 제제와 압박을 통하여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낸다는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의 일환으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평가가 현실화되길 기대하지만 반대로 북한이 반대의 방향으로 국면을 끌고 가는 오판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우리정부는 북한정권이 대세를 정확히 판단하고 생존과 상생의 길로 나가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해와 대화를 모색하는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지금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