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이끄는 ‘실버푸드’ 각광

재경일보 윤근일 기자 윤근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7.12.04 13:26:55

노인

식품업계가 고령자를 위한 ‘실버푸드’(silver food)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실버푸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버푸드란 씹는 힘과 소화 기능, 식욕이 떨어진 고령자를 위한 식품이다. 고령자의 만성 질환을 고려해 저염·저당·고영양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맛이나 먹는 즐거움을 잃지 않으면서 잘 씹히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도 실버푸드의 특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677만5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6%를 차지했다. 2018년에는 14%를 넘어 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들어간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 실버푸드 시장은 확대는 분명한 추세가 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5천104억 원에서 2015년 7천903억 원으로 4년 새 약 55%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 전체 식품 시장에서 실버푸드의 비중은 2015년 현재 1.5%로 미미하다. 이는 달리 말하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왕성한 소비력을 갖춘 고령자가 늘고 있어 식품업체들은 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를 헤쳐 갈 대안의 하나로 실버푸드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아워홈이다. 아워홈이 지난해 경기도의 고령자 1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식품은 육류(16.1%)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자주 먹는 음식 순위에서 육류는 7위(8.3%)에 그쳤다. 먹고 싶지만 씹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아워홈은 이에 따라 지난해 여름부터 고령자가 선호하는 식품의 특성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올해 10월 국내 최초로 효소를 활용해 육류·떡류·견과류를 부드럽게 하는 연화 기술 3종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기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로 최대 70%까지 부드럽게 할 수 있으며, 떡과 견과류는 ‘아밀라아제’ 효소를 이용해 50%가량 부드럽게 할 수 있다.

아워홈은 연화된 육류와 떡류의 시장 테스트 등을 거쳐 내년에 소고기 사태찜, 구이용 가래떡 등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10월 국내 최초로 ‘포화 증기 조리’ 기술을 개발했다. 고압과 고열로 조리하는 이 기술은 식재료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이를 통해 현대그린푸드는 같은 달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출시했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맛과 모양이 같지만 두세 번만 씹어도 금세 분해돼 씹고 삼키는 게 편하다. 현재는 뼈째 먹는 생선 등 8종의 연화식을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100종 이상으로 늘린다는 게 현대그린푸드의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체내 흡수율이 높은 고단백 식용 곤충 가루로 무스식 실버푸드를 선보였다. 무스식이란 잘게 다진 음식이다. 하지만 CJ프레시웨이는 다진 재료를 원래의 모양으로 복원시킨 스테이크, 파스타 등으로 먹는 즐거움까지 살렸다.

그러나 식생활이 고령자의 건강과 직결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실버푸드는 제품의 종류가 아직 단순하고 유통채널도 드물다.

반면,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7.7%를 차지하는 일본에서는 영양 식품, 점도(粘度) 조정 식품, 수분 보급 식품 등 다양한 실버푸드를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또 고령자의 집까지 실버푸드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발달했다.

그 결과 일본의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2년 약 1천260억 엔(약 1조2천억 원)에서 올해 약 1천480억 엔(약 1조5천억 원)으로 5년간 17%가량 성장했다.

식품업계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식품별 특성이나 고령자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실버푸드를 개발하고 유통망을 넓힌다면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고령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버푸드에 대한 개념이 아직도 약하다”며 “실버푸드가 당당한 식품군으로 자리 잡으면 종류와 서비스가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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