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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랠리 기대감 ↓…코스피·코스닥 지지부진

코스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12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약해지는 분위기다.

'산타랠리'란 크리스마스 시즌 전후 또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기업들의 보너스가 집중되고 소비 증가와 기업실적 개선이 증시 강세로 이어지는 일종의 '캘린더 효과'다.

그러나 연말을 맞아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증시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461.00으로 마감하며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장중 803.74까지 오르며 10년 만에 800선을 돌파한 코스닥지수도 이후 시나브로 힘을 잃으며 전날 760선에 턱걸이 마감했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수급적인 요인이 우선 꼽힌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투자주체별 누적순매수도 규모를 파악한 결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6천788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가 2조2천369억 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이는 외국인이 최근 단기 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4일(종가 2,544.33)까지 연초 이후 9조6천932억 원어치를 사들인 것과도 대조적인 흐름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한국뿐만 아니라 신흥국에서 전반적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근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연말을 앞두고 장부 마감을 위한 차익실현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는 코스닥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코스닥지수가 장중 기준 10년 만의 고점을 찍은 지난달 24일 이후 전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178억원, 1천100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만 홀로 4천25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증시가 좋아 많이 벌어서 12월에는 차익실현을 하고 다들 쉬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연말 수익률 맞추는 차원에서 당분간 매도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라며 "12월에는 기간조정 양상이 이어지면서 산타랠리를 펼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IT의 반등에 힘입은 산타랠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에도 전기·전자 업종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오르는 등 IT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연말 IT·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의 상승 반전과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코스닥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매물 소화과정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710∼73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중기 상승추세 속에서 나타나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크리스마스 시즌 전후 저점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연말·연초를 지나고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다시 상승 흐름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3차례의 미국 금리인상 전후 한국의 증시 흐름을 보면 인상 전에 조정을 받고 금리를 올리면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반복됐다"면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4분기 실적시즌이 오면 기업 실적이 좋아서 긍정적인 흐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연 연구원도 "12월 중하순은 기간조정 양상이 이어지겠지만 하방경직성이 높다"면서 "기업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향후 지수 상승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