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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넷플릭스와 정면 승부?…스트리밍 업계도 지각변동

디즈니

월트디즈니가 14일(이하 현지시간) 21세기폭스에서 인수하기로 발표한 사업 중 스트리밍 업체인 훌루(Hulu)가 가장 두드러진다.

영화관에 관객을 모아놓고 미키마우스를 보여주던 시절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쏴주는 스트리밍 시대에 생존하려면 훌루 같은 플랫폼 기반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 시사잡지인 뉴스위크는 이날 온라인판 기사에서 "디즈니와 폭스의 빅딜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업계도 뒤흔드는 일"이라며 "디즈니는 특히 훌루 지분을 인수해 넷플릭스와 정면 승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디즈니는 폭스 사업 중 영화, TV 부문 등을 524억 달러(약 57조1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며, 폭스가 가진 훌루 지분 30%도 사들이기로 해 총 60%를 거머쥔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훌루는 2007년 출범해 올해 기준 가입자 3천200만 명을 확보했으며, 스트리밍 업계에서 넷플릭스(1억2천800만 명)의 독주 속에 아마존프라임비디오(8천530만 명)와 함께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 8월 넷플릭스에 결별을 선언하고 2019년 자체 스트리밍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해 스트리밍 사업을 향한 야심을 드러냈다. 영화, 드라마 등을 찍어내는 콘텐츠 제작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동영상 송출 기반과 유료 회원을 갖춘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야심에서다.

디즈니와 훌루가 결합하면 업계 최강자인 넷플릭스를 제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P통신은 "디즈니가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수년 안에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면 넷플릭스 같은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훌루 지분은 현재 디즈니, 폭스, 컴캐스트가 각각 30%, 타임워너가 10%를 갖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출발한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서며 야금야금 디즈니의 고유 영토를 침범해온 데도 '폭스 카드'로 맞설 수 있다.

디즈니와 21세기폭스의 결합은 할리우드 6대 영화사 가운데 최초의 인수합병으로 기록될 만큼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