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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규제에도…작년 은행 주택대출 15조 이상 늘어

대출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시장 급등세를 잡기 위해 고강도 규제 방안을 줄줄이 내놨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년 새 오히려 15조원 이상 늘어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총 잔액은 377조7천9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2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인 362조7천93억 원보다 15조879억 원 늘어난 수치다.

2016년 한 해 동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1조9천349억 원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춤하기는 했지만, 대출 규모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옥죈 직후인 8월과 9월에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2조4천654억 원, 2조5천887억 원 늘었다.

이후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12·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까지 발표됐지만, 주택담보대출액은 매달 약 2조원씩 불어났다. 지난해 개인 신용대출도 7조원 이상 늘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7조3천6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2천186억 원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대출 조이기가 시작된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4조8천397억 원이 늘었다. 이는 8·2 부동산 대출로 주택담보대출이 갑자기 막히면서 잔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던 주택 구매자들이 신용대출을 택한 탓에 발생한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개인 신용대출은 통상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지만, 정부의 LTV 규제 강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과 개인 신용대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28조3천79억 원까지 올라갔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5월 5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줄곧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개인사업자대출 총 잔액은 지난해 말 201조263억 원으로 1년 사이에 21조8천22억 원이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사실상 개인 대출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돼 역시 LTV와 DTI 규제 대상으로 잡히지 않는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올해 시행 예정인 신(新) DTI와 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에 쏠린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까지 한층 어려워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 총액 증가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