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업계, 브로드컴·퀄컴 합병 반대…가격인상 우려

재경일보 장선희 기자 장선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8.01.10 13:41:11

브로드컴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세계적 통신용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과 퀄컴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9일 보도했다.

오포 전자와 비보 전자는 브로드컴이 적대적 인수에 성공할 경우 통신용 반도체의 가격 인상 가능성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 그 밖의 변수를 우려한다는 입장이다. 샤오미도 양사의 합병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오포와 비보는 퀄컴의 연간 매출액 220억 달러 가운데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들이다. 리서치 회사인 캔터 월드패널 컴텍에 따르면 두 회사와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30%로 애플의 24%를 앞서고 있다.

브로드컴과 퀄컴의 합병은 여러 국가에서 반독점과 규제 당국의 심사와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합병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브로드컴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얻기가 쉽지 않을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브로드컴과 퀄컴의 경영진은 최근 수주일 동안 주요 고객사들과 만나 합병의 장단점을 논의했다. 브로드컴과 퀄컴 측이 전한 고객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브로드컴의 혹 탄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중국의 일부 제조사들을 포함한 퀄컴의 많은 고객사와 접촉을 가졌다고 밝히면서 "그들은 이번 거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퀄컴의 한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많은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브로드컴의 인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탄 CEO는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해 일부 고객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 자리에서 탄 CEO는 퀄컴의 주주들이 회사 경영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브로드컴은 퀄컴의 비용을 대폭 절감할 기회를 찾아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WSJ가 접촉한 샤오미와 오포, 비보의 경영자들은 브로드컴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퀄컴의 연구·개개발(R&D) 비용도 대폭 삭감할 가능성도 아울러 우려했다. 퀄컴은 제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었다.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은 퀄컴의 과감한 투자가 고객사들에 기술적 우위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R&D 투자를 줄인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3사는 브로드컴이 인수에 성공하면 공급선을 전환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퀄컴과 향후 수년에 걸쳐 총 120억 달러의 부품을 구매키로 하는 비공식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탄 CEO는 중국 고객사들과 회동에서 업계와 각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지탄을 받은 퀄컴의 특허와 라이선스 협약도 개선할 것을 다짐했다. 고객사들은 이같은 발언이 라이선스 비용의 인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회동에 참석한 한 중국 고객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는 우리가 지지해줄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우리가 보는 관점과는 다르다"고 밝히면서 중국 고객사들의 최대 우려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장기적으로 입지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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