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역차별 없앤다…외국 IT사업자 제재 강화 추진

재경일보 윤근일 기자 윤근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8.01.10 17:44:10

방통위

한국에 물리적 사업장이 없다는 핑계로 규제를 '미꾸라지'처럼 피하는 불량 외국계 IT(정보기술) 사업자에 서비스 폐쇄 등 효과적 제재를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이런 '역외규정' 규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종 IT 업체들이 외국계 경쟁 업체와 비교해 '규제 역차별'이 심각하다고 반발한 것에 따른 조처다.

외국계 동영상 웹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은 국내에서 개인정보 무단 수집, 음란물 유통, 바가지 과금 등의 물의를 일으켜도 지금껏 실질적 제재를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런 업체의 인력과 서버 등이 모두 외국에 있으면 일일이 우리 당국이 현지 정부와의 협의해 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시간·비용이 많이 들고 업무 효율이 극도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사업자가 아예 '우리는 한국에 사업장이 없어 한국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며 조사에 불응할 공산도 작지 않다. 토종 업체는 당국 조사를 거부하면 처벌을 각오해야 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우리 공권력이 닿지 않아 수사도 어렵다.

이에 따라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규에 '역외규정'을 신설해 일정 규모의 외국계 IT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국내 대리인'을 두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국내 대리인이란 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법적 문제를 전담하는 주체로, 외국 사업자와 우리 정부 사이의 가교 구실을 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 사용자가 많은 외국계 사업자가 국내 직원 없이 '담당자 이메일' 정도만 웹에 게시하고 영업하는 관행에 철퇴가 떨어질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내 대리인 제도가 의무화하면 특정 문제가 벌어졌을 때 재외 한국 대사관과 현지 정부를 거치는 절차 없이 빠르게 관련자 조사와 제재를 할 수 있어 규제 효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문제가 큰 외국계 사업자는 국내 앱(응용프로그램) 등록을 거부하거나 서비스 접속을 막는 등의 규제 강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역외규정 규제가 도입되려면 IT 관련 법을 대거 개정해야 해 국회 상임위원회 검토와 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미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발의한 '뉴노멀 법안'에 이런 역외규정 조항이 포함돼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별도의 정부 개정안을 발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의원 입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부처가 힘을 보태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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