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최악의 산재 기업' 한국타이어..공장 인부는 도구인가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smpark@) 박성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8.01.12 17:54:40

타이어 노동자들은 산업재해를 겪고 있다. 이것에 늘 관심이 있어왔다. 이들은 인체에 유해한 작업 환경에 노출돼 각종 질병을 앓고 있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고 있다. 생산 공정에서 고무를 녹이기 때문에 화학물질이 배출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1998년부터 타이어 등 고무 관련 산업을 인체 발암성이 확실한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를 얘기하고 싶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 12월, 2013년 1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산재 발생 보고의무를 위반한 산재 은폐 최다 사업장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한국타이어는 금산공장 7건과 대전공장 11건 등 모두 18건을 위반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고용부와의 법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반론했다.

한국타이어 공장에서는 2006년, 1년 새 전·현직 직원 15명이 집단 사망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한국타이어는 '최악의 산재 기업'이라는 오명을 달게 됐다. 2007-2008년 대대적인 역학조사 및 관리감독이 진행됐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울산 동구)이 고용부로부터 받은 2008년부터 2016년 1월까지 한국타이어 사망자 현황을 보면, 자살자 11명을 포함해 46명의 인부가 사망했다. 폐암, 비인두암, 뇌종양, 급성 심근경색, 다발성골수종, 신경섬유종, 급성 림프구백혈증, 간경화, 혈구포식림프조직구증 등의 질병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자살자의 경우, 현행법에서 산재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타이어 생산 공정에서 독성 물질의 과다 흡입으로 인부가 정신질환으로 자살할 수 있다는 의학계의 보고가 있다.

산재협의회에 의하면 한국타이어에서는 산재승인을 신청해도 승인을 받는 비율이 1997년 이후 현재까지 1%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이것이 말이 되는 것일까? 한국타이어에서 2008년부터 2016년 1월까지 4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산재승인을 받은 사망자는 3명에 그쳤다. 신청은 했으나 불승인을 받은 사망자는 20명이었다.

작년 2월에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인부 1명이 수면 중 심정지로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산재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역학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유해물질이 사망의 직접원인으로 보기에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한국타이어에서는 인부가 산재 신청을 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사측은 산재신청 인부에 대해 인사징계 등을 하거나 인부 개인에게 보상하는 공상처리 합의를 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해진다. 공상처리 등으로 합의가 되면 사측은 작업중지나 다른 불이익이 없다. 보통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고용부는 점검을 완료할 때까지 작업을 중지하라고 조치한다.

2016년 8월,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타이어의 산업재해 은폐와 재해 인부 탄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5년 간 공식 집계된 산재 횟수가 대전공장 164명, 금산공장 148명, 중앙연구소 18명으로 330명이며 시정지시 67건, 과태료 10억309만원, 사법처리가 14건이지만 산재신청률 자체는 1%가 안 되고 있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대선 후보 시절부터 타이어 생산 인부들의 질병 사망 원인 규명과 종합대책 마련을 약속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변화 기조가 감지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에 대해서는 산재 문제 심각성이 수차례 지적돼 왔다. 한국타이어 측은 "안전을 위해 배기가스와 관련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장 내부 환경 모습이 머릿속에서도 바로 그려지지만 공장 내부 사진을 보면, 병이 안 걸릴래야 안 걸릴 수가 없고 "누가 저기에서 일하려고 할 것이란 말인가"라는 탄식과 답답한 마음이 든다.

작년 기준, 한국타이어 공장에서는 지난 20년간 최소 14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제2 엔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이 신는 신발과도 같다. 타이어 없이는 자동차의 역할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타이어 공장 노동자들의 일하는 환경은 비참하다. 한국타이어는 빅3 나머지인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와 비교해봐도 비판 요소를 더 많이 갖고 있다. 항상 그렇다. 공장 인부들은 도구가 아니다. 그들에게 인격적 처우를 해주지 않는다면 회사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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