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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버스·지하철 '0원'…승객·교통량은 그대로

버스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시의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돼 15일 출퇴근 시간 버스·지하철 요금이 면제됐다.

대중교통 이용객 사이에서는 '미세먼지 할인'에 따른 면제 혜택을 반기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중교통 분담률 상승이나 전체 교통량 감소 등 정책적 효과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월요일 출근길 오전 서울 주요 지역의 지하철 승객 수나 도로 교통량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오전 이른 시간에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보여 시민들이 체감할 만큼 대기 질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날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에는 입간판이나 홍보문, 구내방송, 전광판 알림 등으로 '오늘 요금이 면제된다'는 안내가 이어졌지만, 오전 6∼8시에는 체감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지는 않았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지만, 오전 이른 시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을 보여서인지 마스크를 쓴 비율도 5명 중 1명꼴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스를 접하지 않아 이날 대중교통 요금이 면제되는지 몰랐다는 시민들도 꽤 있었다.

경기 부천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매일 서울로 출근한다는 서모(57)씨는 "오늘 지하철 승객이 특별히 많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지하철역 역무원인 윤모씨도 "강남지역 지하철역은 평소 워낙 유동인구가 많고 이용 승객이 많기 때문인지 오늘 출근 시간 평상시보다 승객이 더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오전 8시까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 서울의 주요 간선도로는 평상시 월요일 동시간대와 비교해 거의 차이 없을 정도로 교통량이 많다"고 말했다.

요금 면제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성동구에서 영등포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모(33·여)씨는 "새벽에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래도 카드를 대니까 '0원'이 찍혀 출근길에 작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반면 영등포구 여의도 지역 직장인 김모(33)씨는 "지하철을 무료로 한다고 자가용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탈지는 의문"이라며 "저녁을 함께 먹은 친구들도 '차 탈 사람은 차 타고 지하철 탈 사람은 지하철 탄다'며 회의적인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사당역에서 선릉역까지 지하철로 출근한다는 이모(34)씨는 "한두 번 무료라고 해서 자가용 타던 사람이 지하철 탈 것 같지는 않다"며 "뭔가 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