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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전산운영 단축…고객 불편·매출 감소 우려

통신사 과장금

국회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 중인 가운데 통신사의 고객 가입용 전산네트워크 운영시간 단축 움직임에 고객 불편 및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일주일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통사의 전산 단축 논의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검토되는 안은 현행 오전 8시∼오후 10시(번호이동은 오전 10시∼오후 8시)인 전산 운영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로 단축하는 것이다.

이통 3사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11월부터 이러한 안을 논의해 왔지만, 의견이 엇갈리며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 3사와 유통업계의 의견을 수렴 중이며, 작년 말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이 전산 단축에 가장 적극적인 반면 LG유플러스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전산 단축의 이유로 꼽고 있지만, 인건비 감축과 시장 점유율 방어라는 계산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전산운영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근무 시간이 줄어들고, 통신사로서는 그만큼 인건비에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간 상황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회사는 근로시간 단축이 더욱 절실하다.

고객 수요가 많은 평일 저녁 시간에 업무를 안 하게 되면 시장의 변동성도 줄어들어 기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LG유플러스 등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따라잡기 어려워진다는 걸 의미한다. 전산운영이 단축되면 고객 불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후 6∼8시는 가장 붐비는 시간대로 고객 상담 요청이 급증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점 직원들의 과도한 근무량을 고려하면 전산운영 단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유통점 직원들은 전산운영 시간에 맞춰 주 6일, 84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막상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집단상가 등에서는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선 소규모 매장에서는 3사 모두 일괄적으로 전산 운영을 단축한다면 근무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