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최저임금 인상‘파장’,일자리 줄고 가격은 치솟고…애꿎은 서민만

최저임금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인상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최저임금 충격파’가 실생활에서 크고 작은 후폭풍을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던 프랜차이즈들도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슬금슬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자영업자들은 인건비를 줄여보고자 종업원 수를 줄이거나 이도 여의치 않은 경우 휴·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 파장이 유통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으로 번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 높다.

자영업자들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아르바이트 근무를 쪼개거나 근무시간 중 무급 휴게시간을 확대하는 등 인건비 아끼기와 씨름 중이다. 아르바이트생 근무시간을 줄여 자신이 더 일하는 업주도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삶의 질이 개선되리라 기대했던 근로자들에게 고용주들의 ‘자구책’이 ‘꼼수’로 비치기도 한다. 상당수는 ‘취업 한파 속에 있는 자리라도 잘 지켜야지‘라는 생각에 차마 따지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또, 최저임금이 16.4% 올랐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인상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의 다른 당사자인 영세 자영업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매달 지출되는 임차료 및 각종 비용을 빼면 실제로 쥐는 돈은 별로 없는데 인건비까지 올라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고용

점주 D(47)씨는 "원래 내가 하루 14시간씩 주 5일 일했는데 최저임금 인상 이후 주 6일로 늘렸다"며 "평일 야간 아르바이트가 월 180만원을 가져가는데 이제 내가 챙겨 가는 것보다 아르바이트가 더 많이 받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직원 근무시간을 줄이고, 빈 시간에 자신들이 직접 일하는 방식으로 인건비 지출 증가를 막는 업주들이 많다. 주휴수당을 지급을 피하려 '근무 쪼개기'로 이를 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편, 프랜차이즈 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다.

실제로 햄버거, 분식, 커피 등의 가격이 이미 줄줄이 오르기 시작했다.

분식 프랜차이즈인 신전떡볶이도 떡볶이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고봉민 김밥도 김밥가격을 300~500원 인상했고, 죽이야기도 죽 메뉴를 1000원가량 올렸다.

배달 비중이 높은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하거나, 최소 배달 비용을 올렸다. 일부 중화요리 업체는 짜장면, 짬뽕 등의 가격을 500~1000원씩 인상했다. 맥도날드는 이미 배달서비스인 '딜리버리'의 최소 가격을 8000원에서 1만원으로 높였다.

외식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특성상 한 브랜드의 가격이 오르면 도미노 가격인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너무 서두르면서 기대했던 경제효과 보다 고령층, 주부, 청년들의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역효과가 더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취업문이 좁아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들이 쏟아지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알바천국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 발표 후 고용주로부터 '아르바이트 근무시간 단축 통보를 받았다'는 경우는 16.9%,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응답은 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