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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FTA 개정협상 ‘車‧무역구제‧ISDS’‧‧‧美 보호무역 기조 속 난항 우려

한미FTA

지금까지 진행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의 주요 쟁점은 자동차와 무역구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로 이는 지난 2007년 한미 FTA 체결협상 때도 이미 양국이 치열하게 협상한 분야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2차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자동차 분야의 시장 접근과 관세, 세이프가드와 반덤핑 관세 등 무역구제, ISDS 등이 주요 주제로 논의됐다.

지금까지 양국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충돌하는 분야는 자동차이다. 미국은 자동차 부문 무역적자를 이유로 계속해서 한국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해왔다.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 바로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2010년 한미FTA 추가 협상도 이번 개정협상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불만으로 시작됐다.

2차FTA

당시 정부는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미국산 자동차 수입 허용량을 기존제조사별 연간 6500대에서 2만5000대로 확대하고 한국산 승용차의 관세 철폐 기간을 연장하는 등 자동차 부문에서 일부 양보했다.

당초 정부는 무역구제와 관련된 14가지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강하게 반대하자 6가지로 줄였고, 이마저도 완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힘들게 확보한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 반덤핑 조사 개시 전 사전 통지 및 협의, 가격·물량 조절을 통한 반덤핑 조사 중단, 실질적 피해의 원인이 아닌 경우 다자세이프가드 적용 제외 등도 미국이 제대로 지키지 않아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미국이 한미FTA의 '다자세이프가드 제외' 조항을 무시하고 한국산 세탁기까지 세이프가드 대상에 포함하는 등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무역구제에 대한 논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ISDS는 국내에서 한미FTA의 대표적인 독소 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미국도 ISDS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분쟁 해결에 ISDS보다 미 국내법을 적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 NAFTA 협상에서 ISDS 조항 삭제를 요구하고 캐나다는 이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한미FTA 개정협상에서는 ISDS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폐기가 정답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미국은 NAFTA 재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한미FTA에서 성과가 필요하며, 우리 정부는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라는 변수가 있어 협상 장기화는 양국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양국 모두 협상을 길게 끌어가려는 생각은 없는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일 2차 개정협상이 끝난 뒤 "전부 다 힘들었고 갈 길이 아직도 멀다"면서도 "쌍방이 가급적이면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