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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 관세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 전반에 ‘악영향’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한다면 글로벌 무역 시스템 전반을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CNN머니는 18일 미국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한 3가지 규제안이 세계 최대의 철강 수출국인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지만 그 밖의 철강 수출국들에도 영향이 미친다면 파장은 글로벌 무역 시스템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무부의 건의안은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국에 53%의 관세를 적용하거나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 대미(對美) 철강 수출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비난은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었다. 중국이 잉여 철강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저가에 쏟아냄으로써 미국의 철강 회사들이 도저히 경쟁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4월 철강 도시인 피츠버그의 유세장에서 "중국은 미국 곳곳에 철강을 덤핑하고 있다. 당신들을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아마도 우리는 약간의 가격 인하를 누리겠지만 모든 일자리를 잃고 만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는 아니다. 사실상 중국은 미국 시장 기준으로는 10위권 수출국 축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상무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의 대미 수출국은 중국이 아닌 캐나다로 미국 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브라질(13%), 한국(10%), 멕시코·러시아(각 9%) 순이다.

상무부의 건의안에 포함된 대로 모든 수출국에 24%의 일률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 충격이 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무역 시스템 전반에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길을 선택한다면 캐나다와 한국, 멕시코 등 전통적 동맹들이 미국산 농산물에 고율 관세를 매기거나 보잉 대신 에어버스로부터 여객기를 구매하는 식으로 보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17일 "미국의 최종결정이 중국의 국익에 영향을 미친다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출국에 일률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가 검토할 대안들도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파문이 미칠 수 있다.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1962년에 제정된 무역확장법에 따른 조치를 권고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건의를 받아들여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령한다면 이는 그가 외국산 철강제품이 미국의 국익을 해치고 있다고 보는 것을 의미한다.

포덤 대학의 국제통상법 전문가인 매트 골드 교수는 WTO규정의 명백한 위반으로 간주돼 통상 파트너들의 맞대응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글로벌 통상 규칙의 중대한 위반 행위를 저지른다면 글로벌 무역 시스템 전체의 기반을 사실상 흔드는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