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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사태·심각한 취업난...추가 경정편성에 힘 실려

일자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8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정부가 일자리 문제의 해법으로 추경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월 고용지표가 좋지 않았던 것은 주력산업 부진과 한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이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국가재정법이 규정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08만3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4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2010년 1월 1만 명 감소한 후 무려 8년여 만에 가장 최저 수준이다.

'일자리 쇼크'는 제조업과 도소매업 분야의 고용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전체 취업자 중 17.5%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만4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올해 1월 증가 폭(10만6천 명)보다 무려 9만2천 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기타 운송장비 업종에서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도매·소매업도 9만2천 명 줄면서 전달(-3만2천 명)보다 감소폭이 크게 늘어났다.

도매·소매업 분야의 고용 부진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 둔화, 내수 부진, 최저임금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므로 개별 요인에 대한 영향을 따로 분석하기 어렵다는 것이 통계청의 입장이다.

다만 지난달 도매·소매업 감소에는 지난달 한국GM 공장 폐쇄 이후 자동차 판매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자동차 판매 취업자 수가 줄어든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겨울 이례적으로 낮았던 기온도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상 저온 탓에 50∼60대를 중심으로 '쉬었음'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늘면서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24만7천 명 증가해 2015년 4월 27만4천 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처럼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조선업 구조조정이나 자동차 판매 부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이상 기온, 기저 효과 등 산업 외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향후 고용 상황을 전망하면서 구조조정 등을 하방 위험을 꼽았지만 지난달 고용에 대해서는 '특이요인'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비록 특이요인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고용지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월 고용지표도 중요하다"며 "추경 구상에 힘이 실리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반응했다.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리는 청년 일자리 대책 발표 행사 전후로 내려질 전망이다.

예산 당국의 한 관계자는 "그간 일자리 사업의 재정 소요를 계속 검토해 왔다"며 "필요한 재원을 추경으로 마련할지 기금 변경 등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지와 관련된 의사 결정은 부총리 이상 고위급에서 하겠지만, 추경을 추진할 준비는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추경 편성 방침을 밝히더라도 정치권 찬반 논쟁은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