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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즐기고~, 돈 되는 전원주택 바로 가기

요즈음 전원은 “풀 냄새가 물큰”한 “청자 빛 하늘”(노천명) 5월을 지나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이육사)의 7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6월의 전원은 밭에서 갓 따온 호박잎쌈과 직접 담근 된장에 햇양파와 풋고추를 즐길 수 있고 무논에는 제대로 뿌리내린 벼가 하늘을 닮아 눈부신 초록을 뽐내고 있습니다. 초록을 조망할 수 있는 곳, 자신이 만든 ‘닐 하우스 카페’(비닐하우스)에서 차한잔할 수 있는 마음에 드는 곳이 곧 ‘즐기고, 돈 되는’ 전원주택입니다.

작던 크던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나름으로 잘 가꾼 전원주택은 생활을 여유롭게 하고 차후 현금화도 쉽습니다. 최우선적으로 ‘전원을 즐기고’ 부차적으로 재테크에 좋은 마음에 드는 전원주택을 찾는 첩경은 얼마 전 본란에 쓴 “접편쾌재”의 큰 틀에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아파트는 관련기사나 광고가 많아 “접편쾌재”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전원주택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수요자가 직접 구해야 합니다.

광역분석과 지역분석을 통해 맘에 드는 지역을 정하고 지역 내 물건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현지 중개업소의 협조를 얻습니다. 전국 각지의 모든 중개업소는 ‘온나라 부동산정보’나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지역 중개업소를 검색해 무작위로 2-3곳을 1차 후보업소로 선정하고, 선정된 곳에 전화를 걸어 대표자와 상담가능여부, 원하는 물건, 지역정보, 부동산 전문지식(형질변경, 관리지역 등)에 대해 시차를 두고 질문을 해 봅니다.

대개의 경우 일반 수요자들은 이런 내용으로 전화하는 것을 꺼리고, 두려워하기까지 합니다. 더구나 ‘이른 아침 또는 늦은 저녁’의 통화나 ‘누구나 다 아는 이런 걸 물으면 화내지 않을까’하는 선입견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업소의 입장에서는 때를 가리지 않고 어떤 질문을 해도 친절히 응답 합니다. 만약 이런 통화를 제대로 응대를 하지 못하는 업소는 문제가 있는 곳 입니다.

몇 곳에 시차 통화를 하다 보면 전화 예절이나 통화 중 대화의 감으로 대표자에 대한 자연스러운 신뢰가 감지되는 중개업소를 만나게 됩니다. 동창, 친지 등의 연고 없이 이런 통화로 중개업소를 정하는 게 더 쿨 합니다. 업소가 정해지면 직접 방문해 보고 신뢰 여부를 판단합니다. 한번 정한 중개업소를 3-4차 계속 방문하게 되면 방문 회수에 정비례해 신뢰가 쌓입니다. 처음 한번 방문 시 반신반의했던 중개업자도 마음을 열어 자신이 아는 것은 물론 다른 업소의 물건 • 지역정보를 모두 수집 제공, 최선을 다 합니다. 이렇게 1달에 2번 이상, 1년간 답사를 하다보면 마음에 드는 곳이 보입니다.

여기서 수요자가 중개업자에게 꼭 지켜야할 예의가 있습니다. 수요자는 업소 대표에게 자신의 명함이나 인적사항을 말하고, “맘에 드는 곳을 찾기까지 여러 곳을 답사해야 하므로 많이 귀찮을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합니다. 또 수요자는 현장 답사 시 소요되는 비용(점심식대, 차량 유류비 등)에 일당을 더해 답사 당일 현지 중개업자에게 지불합니다. 만약 이 금액에도 무언가 미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 차후 방문 시 업소에서 꼭 필요한 ‘커피믹스’ 같은 작은 선물을 합니다. 또 긴급한 사정으로 답사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는 미리 통보해 줍니다. 이렇게 수요자가 중개업자를 전문가로 인정해 주고 예의를 지켜주면 좋은 교류가 반복되고 이를 통해 원하는 전원주택도 찾고 차후 그의 그곳 전원생활에 더 없는 후원자가 됩니다.

한편 ‘즐기고, 돈 되는’ 전원주택도 주택인 만큼 답사 물건에 대한 “접편쾌재”를 봅니다. “접근성”은 자신의 집에서 실 거리는 50㎞ 내외, 시간거리로는 1시간 반 - 2시간 반 사이가 좋습니다. 보통 전원주택의 경우에는 신문광고는 ‘톨게이트 투 톨게이트’로 소요시간을 표시 합니다. 하지만 수요자는 ‘도어 투 도어’(수요자 집에서 전원주택까지)로 시간을 계산해 자가 운전으로 1시간 반, 대중교통으로 2시간 반 정도가 좋습니다.

“편익성”은 시장, 학교, 응급실이 있는 병원 등 편의시설 • 교육 문화시설을 검토해 수요자가 무엇에 우선순위를 둘지 정 합니다.

“쾌적성”은 전원의 특성이 “쾌적성”이므로 이를 도외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쾌적성”과 대비해 보고 생활 편익과 경관도 비교해 봅니다. 경관만보고 외딴 곳을 선택하는 경우 십중팔구 전원생활을 지속하지 못 합니다.

“재테크”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우선적으로 법적, 기술적 측면을 보고 경제적인 측면의 검토는 그 다음 입니다. 각종 공부 확인은 필수이고 땅만 살 경우 형질•용도변경 여부, 실제 소유자, 유지 등 지목의 토지이용 제한 같은 것을 시•군에 직접 확인 합니다.

매입할 토지와 건물•진입도로의 실 소유자가 따로 있는 경우, 주택이 있는 토지가 농지인 경우, 한전에 전기요금이 부과되는 집인데도 무허가 주택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도로계획, 개발 계획, 상수원, 문화재, 경관, 미관, 풍치 등 각종 공법상 제한도 봅니다. 토목공사 비용이나 주택의 개보수 비용은 물론 태양열 이용 등 관리•환경 개선에 대한 치유비용도 봅니다.

단지형 전원주택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예의 “접편쾌재”로 분석 합니다. 단지 내 토지의 분할, 공유지분, 진입도로, 준공여부, 토목•배관 등 기술적 부문과 지하수등도 점검사항입니다. 특히 단지라는 특성을 감안, 단지 입주 주민들은 물론 단지 인근 지역주민들의 인문•사회적 제반 요인도 중요한 선택 기준입니다.

맘에 드는 전원주택을 1년 이상 찾아봐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는 수요자는 그 시점에서 자신이 꼭 전원에 갈 것인지 아닌지를 다시 한 번 엄격하게 자신에게 다시 물어야 합니다. 그래도 꼭 전원으로 가고 싶다면 필자가 확신하는 한 가지 방법을 소개 합니다.

그간 다닌 곳 중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곳 한곳을 정해 그곳의 빈집이나 별채(방 1칸도 가능)를 월세나 전세로 얻어 1년을 살아 보시라는 것입니다. 그곳 지역주민과 1년간 소통하며 살다보면 ‘즐기고 돈 되는’ 전원주택이 바로 보입니다. 전원주택은 그 시장이 아파트만큼 크지 않아 분양광고나 기사가 드물어 수요자가 정보를 얻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 합니다. 하지만 이는 땀 흘린 만큼 열매로 보상해주는 땅의 천리를 닮아 있습니다.

지금 전원은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와 “저만치 트인 청정한 하늘”(김남조)로 우리 모두에게 가까이 열려 있습니다.

글ㅣ김상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 원룸클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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