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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빌딩] 기/상/도/ 오피스, 경제 한파 속 오뚜기

경제 회복 기대감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가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Subprime mortgage)에 단단히 발목을 잡혔다. 정부의 친 기업 정책성향으로 고무되어 있던 오피스 시장도 지난해 9월 터진 미국발 경제위기의 충격파로 올 상반기 움츠러든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 전까지 서울 지역의 오피스 밀집지역인 강남권, 여의도권 등지에서 1%미만의 공실률을 구가하면서 공실률 ‘제로’를 향하던 오피스 시장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이후의 번진 전 세계 경제위기에 이은 국내 산업 침체로 공실률 상승이 불가피했다.

부동산종합컨설팅업체인 저스트알(www.justr.com)이 오피스 시장조사 결과에서 올 1분기 서울 지역 평균 공실률은 2.30%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0.87%p 상승한 가운데, 모든 권역에서 공실률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권역의 평균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1.14%p 상승한 2.60%를 기록. 2007년 1분기 이후 1%대를 유지해오던 공실률이 마침내 2%대로 진입했다. 세부적으론 강남대로가 2.32%p 상승한 3.69%, 테헤란로가 1.31% 상승한 2.61%를 기록해 이 권역의 공실률 상승을 주도했다. 또한 여의도권역은 전분기 대비 1.02%p 상승한 2.49%를 기록했다. 이 지역의 특징은 섹션 형태의 소형 오피스 임차에서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이 지역 오피스의 공실률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의 경우는 경기침체에도 불구, 전 분기 대비 상승 추세가 대체적으로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역의 경우 대형 빌딩들이 밀집한 테헤란로가 전분기 대비 1.60%의 상승을 보였다. 하지만 그 외 기타 강남지역에서는 0.83%의 하락을 보였다. 이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경체한파의 영향을 실감할 수 있는 현상이다. 여의도권의 월 평균 임대료도 전 분기 대비 0.40% 상승해, 이 지역 역시 상승 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prime등급 빌딩에서만 3.8%가 상승해 이 지역의 평균 임대료 상승을 견인했다.

전반적으로 경기하락에 따른 오피스 시장수요의 감소가 나타났다.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은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해 임차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업의 지점 축소 등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공실률 상승을 예상케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경비절감, 조직축소, 지점 통폐합 등으로 공실률 증가가 예상되고 3개월 이상 장기 공실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여 임대료 상승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월세와 보증금의 경우 상승 모멘텀은 약화됐다. 서울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해 임차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보험사 등 금융업의 지점 축소 등이 진행되고 있어 임대료의 소폭 하락도 점쳐지고 있다.

경제전망 ‘파란불’…시장 활력 기대

오피스 시장의 회복은 경제 회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향후 경제 회복에 따라 오피스 시장 회복의 유·무가 판가름 나기 때문. 현재 경제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낙관론을 펴고 있다. 특히 국제 거시경제학 전문가인 루비니 교수는 한국 경제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발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위기를 예견해 세계적인 이목을 끈 석학이다. 그가 대표적인 경제 비관론자란 점에서 충분히 희소식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루비는 교수는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4%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IMF(국제통화기금)전망치 1.5%보다는 조금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경제가 작년 4분기에는 -20%에 달할 정도로 크게 위축됐지만, 올 1분기에 개선됐고, 2분기에는 약간 혼재된 느낌이 있지만 좀 더 회복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물론 경제회복에 대한 조기 낙관론은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실물경제 부문인 소비가 여전히 침체국면에 빠져있다. 또 산업생산력이 저하됐고 고용상황도 좋지 않다. 따라서 IMF시절과 같은 급격한 추락 후에 급등하는 ‘V자’형의 이른 회복세보다는 경기침체가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당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바닥에서 탈출하고 있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띌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보다 내년 경제 전망을 더 밝게 보고 있다.

오피스, 수요와 공급 간극 적어

오피스시장은 경기 하락에 따른 수요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 공실률 상승이 계속되고 매매가 역시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서울 오피스 공급은 부족한 형편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공실률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고액 자산가들에 한에 매매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에 저가 우량 물건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오피스 시장은 침체활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래의 오피스 시장은 공급부족→수요증가→공실률 하락→매매가 상승→임대료 상승이란 순환로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매매가 상승 추진력은 이전보다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현재 국내 대형빌딩에 대한 외국계자본의 대기수요와 국내펀드, 리츠(REITs)를 통한 매수세, 그리고 개인 자산가들의 풍부한 유동성 등이 각종 세금 및 규제에서 아파트보다 자유로운 오피스 빌딩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오피스 시장은 2010년 여의도에 ‘동북아금융허브’를 표방하는 국제금융센터와 을지로 2가에 ‘글로스타 청계 스퀘어가든’이 완공될 때까지 공급이 충분한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이들 대형 빌딩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일정 정도 수요와 공급이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반기를 비롯한 향후 2~3년간은 오피스 시장의 큰 위기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