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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 박경우 교수 “중증환자 중심의 외국인 유치가 국가 경쟁력 높여”

의료관광(Medical Toursim)은 관광을 주목적으로 입국해 스파-마사지나 건강검진 등 비치료적 서비스나 비교적 간단한 치료를 받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료관광은 암·심장질환 등 중증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경우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이다.

중증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하는 경우, 치료기간이 길고 보통 환자의 가족들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료관광 산업 전반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또한 해당 국가의 의료수준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성공적인 수술 사례가 많아질 수록 국가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의료관광 경쟁력이 크게 올라가는 효과도 거두게 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세계 의료를 선도하는 병원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특별히 중증환자 환자 유치와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선천성 희귀질환이나 간이식, 응급 뇌혈관시술 등 많은 해외 중증환자에 대한 성공적인 치료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 중증환자의 치료에 역점…해외환자 유치 증가세도 매년 높아져

서울대학교병원이 대상이 적은 중증환자에 집중한다고 해서 해외환자 유치 증가세가 타 의료기관보다 못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국제진료센터 부센터장 박경우 교수는 “매년 해외 환자가 30~40% 이상 증가(중복 방문환자 제외)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치료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덧붙여 특히 중증환자 치료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를 단순히 환자의 진료비만을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가 국제적으로 인정되면 의료산업 전반의 미치는 영향력이 큽니다. 제약회사들의 투자나 연구수주, 관련 의료기기 산업에도 영향력이 이어져 국가 경제적으로 봐도 긍정적 효과가 높습니다” 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현재 중증환자 치료에 역점을 두고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 감마나이프를 이용한 방사선 수술, 장기이식술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20개의 의료기술을 선정하고 국내외 행사를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 소생이 힘들 것으로 보였던 러시아 아기 '빅터'는 서울대학교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얻게 됐다.

◆ 객관적 지표로도 한국 의료는 세계적 수준…적극적인 홍보로 알려야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에 대해 “한국 의료수준은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객관적인 지표를 통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임상수주 건수에서 세계 20위 안에 국내병원의 2~3개(서울대학교병원: 8위)가 올라가는 것은 이제 특별한 뉴스 거리가 되지 않는다. 2009년 세계대학 평가에서도 ‘Life Sciences and Biomedicine’ 부분에 서울대학교가 24위에 랭크 될 정도로 한국 의료 수준은 높다.

박 교수는 덧붙여 “제가 전공인 심장 관련 국제 학회서도 한국 의료진이 우수한 연구 사례를 발표하고 인정받는 빈도수도 크게 높아졌습니다”라며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전문가가 아닌 외국인들에게도 직접적으로 알려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 정부 차원의 전문 코디네이터 양성 지원 필요

박경우 교수는 해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전문 코디네이터’ 양성에 힘써 줄 것을 주문했다.

박 교수는 “외국인 환자를 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언어능력만을 갖추어서는 어렵습니다. 의료적인 지식 및 병원의 시스템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라며 특히 “각 병원이 모든 언어에 대한 전담 인력을 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문 인력 양성 및 지원 제도가 갖추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희귀어를 쓰는 환자에 대해서는 통역 자원봉사자를 지원받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 밖에도 박 교수는 의료분쟁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성과 수준 높은 한국 의료를 알리는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 노력 등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 한국형 의료 수출 모델을 제시할 것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 99년 시작된 외국인진료소를 작년 국제진료센터로 확장 이전 및 개편했다. 또한 외국인 환자를 위한 특화된 행정 시스템 구축과 전담인력 확대 배치, 14개국어로 된 홈페이지를 구축 등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대학교병원은 현재 설립되어 운영 중인 LA 오피스와 추진 중인 송도국제병원 외에도 해외 현지에 교육병원을 설립하여 한국형 의료 수출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국제사업팀이 국제사업 본부로 확대 되어 관련 계획(현지 교육병원 설립)을 세우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앞으로 개발 도상국 중 의료 수준이 낮은 나라에 의료 시설과 의사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한민국의 국가중앙병원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