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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호텔들, 샥스핀 반대 국제운동 '모르쇠'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최근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들에서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요리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국내 호텔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샥스핀 요리를 선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롯데, 호텔신라, 웨스틴조선, 프라자, 워커힐 등 국내 특급 호텔들의 중식당과 시내 고급 중국 요릿집에는 샥스핀 요리가 필수 메뉴로 자리하고 있다.

시내 한 특급호텔에서 샥스핀 찜 일품요리는 10만원대 안팎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샥스핀은 중국요리의 게살스프, 해산물과 야채를 섞은 스프에 토핑 형태로 들어가는 등 찜 요리와 스프 등에서 필수 재료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샥스핀의 대부분은 홍콩에서 수입된다.

가공업체들은 이들 제품을 물에 불려 냉동한 뒤 호텔 등에 공급한다.

샥스핀은 군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진미 식품으로 인정받지만 최근 상어의 지느러미를 떼고 산 채로 바다에 버리는 잔혹한 재료 채취법이 알려지면서 각국의 정치권과 환경단체들의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으로 명성이 높은 샹그리라는 지난 1월 산하 72개 호텔에서 샥스핀 수프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홍콩의 호텔 체인인 페닌슐라호텔그룹이 작년 11월 샥스핀 요리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대만에서는 호텔업계가 이에 동참하라는 환경단체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호텔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어 국내 동물보호단체들은 샥스핀을 판매하는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 법안심의상임위원회는 작년 8월 상어 지느러미의 판매와 수입, 소유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본회의에 상정했다. 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같은해 11월 샥스핀 수프의 재료를 얻기 위해 상어의 지느러미를 채취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샥스핀은 국내에 밀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과정에서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작년 11월 국내 특급호텔과 고급 중식당에 납품된 중국산 샥스핀에서 독성 화학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경찰 적발됐다. 중국의 가공 업체들은 접착제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독성 물질인 메타 규산나트륨을 물로 희석해 샥스핀의 무게와 부피를 늘려 공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특급호텔의 주방장이 재료가 불량인 점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충격을 줬다.

샥스핀 채취는 살아있는 거위의 입에 깔때기를 넣어 강제로 음식을 주입해 간을 살 찌우는 푸아그라(거위의 간)와 같이 잔혹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동물 보호 단체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의 한 관계자는 "샥스핀 요리는 지독한 동물 학대에서 얻어진 것"이라면서 "동물 보호 관계 기관과 협조해 불매운동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