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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의눈] 김승연 한화 회장, 지배구조에 악영향 논란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한화케미칼 사내이사 재선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오는 23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김승연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을 선임하는 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지나친 겸직과 그간의 법률위반 및 계열사 동원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의 경우 "회사의 지배구조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재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김승연 후보는 현재 한화, 한화건설, 한화L&C, 한화테크엠,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와 한화이글스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한화건설 등 2개 회사는 한화의 100% 자회사, 한화L&C 등 2개 회사는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지만, 지나친 겸직으로 인해 회사의 등기이사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한 김 후보는 현재 회사에 거액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검찰로부터 차명계좌 운영 및 양도소득세 포탈, 차명회사 한유통·콜럼버스 등에 대한 부당지원 및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22일 변론이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김승연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불법정치자금 10억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집행유예,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또 대한생명 인수비리와 관련 검찰로부터 특경가법상 배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명확한 물증을 확인할 수 없어 기소되지는 않았다.

2009년에는 자녀폭행에 대한 보복폭행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당시 김승연 후보는 한화와 한화건설 등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사면을 받은 후 임시주총을 열어 한화 및 한화건설의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한화S&C 주식을 세 아들에게 저가로 매각하는 등의 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그 밖에도 김승연 후보는 한화그룹의 회장으로 대한생명, 대우조선해양 등 그룹차원의 M&A 결정에 한화, 한화석유화학 등 계열사들을 참여시킨바 있다.

한화석유화학의 경우 대한생명 지분을 한화 등과 공동으로 인수한 후 다시 한화에 매각했고, 최근 다시 한화로부터 대한생명 지분을 인수한바 있다. 이러한 주식 거래는 한화석유화학 이사회의 경영판단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개편과 자금지원을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이 많다.